3년간 도내 2천625건… 상담 건수도 매년 ↑ 가족관계 붕괴 우려… 암수범죄 많아 심각 아동·청소년은 범죄 노출시 구제 쉽지 않아 “유형별 대책·체계적인 치료 시스템 갖춰야”
#1. 지난해 9월26일 오후 9시께 과천시에 사는 10대 A군은 야구 방망이로 모친의 얼굴을 여러 차례 가격하고 흉기로 위협했다. 그는 인터넷 쇼핑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모친이 결제를 취소했단 점에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 지난해 6월6일 안양시 만안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사는 B씨(31)는 잠을 자던 부친의 얼굴과 목 부위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검찰 조사 결과 부친이 자신의 일기장을 버렸다는 게 살해의 이유였다.
최근 경기지역 곳곳에서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한 패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찰청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경기지역 내 발생한 존속범죄 발생 건수는 총 2천625건으로, 한 해 평균 875건씩 일어나고 있다. 일반 폭행 사건으로 포함돼 따로 집계되지 않고 있는 비속범죄 건수까지 합산하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내 가정폭력 상담 건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도내 40개 가정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경기지역 내 가정폭력 상담 건수는 지난 2020년 39만6천951건에서 2021년 42만8천911건, 지난해 45만4천704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가족·친족 간 발생하는 협박·폭행 등 범죄 사건의 경우는 가족 구성원 간 관계가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등으로 암수범죄(드러나지 않는 범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동·청소년이 범죄에 노출될 경우 구제 받기가 쉽지 않고, 이들의 정서 등에도 더욱 치명적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여전히 가족 간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알려진 사건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사건이 많다”며 “다양한 사례 수집 및 유형별 맞춤형 대응책을 사회적 논의를 거쳐 마련해야 하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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