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지하는 풍경은 실재와 의식의 모습이 공존한다.’
풍경이 가진 동시성에 주목한 문복현 작가의 초대전이 다음 달 13일까지 안양 두나무 아트큐브에서 관객과 만난다.
문 작가는 감각으로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느끼면서도 내면의 생각과 이상이 결합돼 다르게 ‘보여지는’ 풍경을 ‘풍경의 동시성’으로 해석했다.
이번 전시에선 풍경의 동시성을 고찰한 문 작가의 작품 25점이 내걸렸다. 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흑백의 조화가 어우러진 동양화의 특징과 색감의 대비가 돋보이는 서양화의 특징을 한 작품에 녹여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문 작가의 ‘관;송학도1-2’ 작품은 소나무와 달을 단색으로 표현한 풍경과 하늘을 나는 학의 모습을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 풍경을 대비시킨다. 여백에서 느껴지는 사유를 통해 동서양의 조화도 녹여냈다.
작가는 학이 소나무 숲으로 날아가는 풍경을 통해 현실에서 동경의 세계, 즉 이상의 세계로 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학’에 투영하는데, 작품 ‘길’에서도 이 같은 특징이 드러난다. 호젓한 자연 속 직선인 듯 보이지만, 갈수록 구불거리는 길 중간 즈음 이를 가만히 응시하는 학이 눈에 띈다.
문 작가는 “자연 속 길은 ‘인생길’이다. 잘 살아온 듯 보이지만, 알고 보니 구불구불한 길이었다”며 “앞길 역시 안개로 덮여 있어 알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삶을 반추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시에선 고요한 밤 문을 열고 바라본 석등의 풍경을 담은 작품 ‘석등’을 볼 수 있다. 어두운 밤의 풍경과 밝은 석등을 대비시켜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며 느끼게 되는 ‘회복’, ‘명상’의 의미를 담았다.
이 밖에 전시에선 ‘소나무소요유’, ‘빈 배’, ‘백매’ 등 소박한 자연을 모사하면서도 지극한 삶의 이상을 반영한 다양한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문 작가는 “자연 속에 있으면 마치 어머니의 품 같이 안락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마음의 정화를 얻는 경험을 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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