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이쎄안 소각장, 연기 성분 투명 공개 ‘불신 극복’... 인천시장, 노하우 확인

유정복 “군·구 소각장 조성 위한 소통 확대 지원”

26일 오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市)에 있는 이쎄안(Isséane) 자원순환센터(소각장)을 건너편 거리에서 본 모습. 이쎄안 소각장의 굴뚝이 안 보이고, 연기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황남건기자
26일 오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市)에 있는 이쎄안(Isséane) 자원순환센터(소각장)을 건너편 거리에서 본 모습. 이쎄안 소각장의 굴뚝이 안 보이고, 연기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황남건기자

 

“프랑스의 이쎄안(Isséane) 소각장은 늘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소각장에 대해 주민의 공감을 이끌어낸 방법입니다.”

 

지난 26일 오후 4시께(현지시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市)에 있는 이쎄안 자원순환센터(소각장). 이쎄안 소각장은 옆 도시인 파리의 에펠탑 등 중심지로부터 차로 불과 약 10분 거리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 소각장 주변엔 마이크로소프트와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사무실이 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소각장 굴뚝을 지하 30m부터 세우고, 지상 20m 건물 옥상에 작게 나오도록 설계해, 인근 거리에선 소각장 굴뚝이 전혀 안 보이는 데다 ‘건식설계’로 통상 구름처럼 연기가 나오는 소각장과 달리 굴뚝에서 연기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쎄안 소각장은 갈색 나무 외벽과 녹색 식물들이 어우러져 있다. 외부에서 보이는 지상 공간은 공유 오피스로 쓰이고 있어 건물만으로는 소각장인지 쉽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소피엔 엔란달루시(Sofien Enlandaloussi) 파리광역권쓰레기처리조합(SYCTOM) 부대표는 “이쎄안 소각장을 짓기 전 2년여간 주민들과 협의했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소각장의 굴뚝과 연기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등의 설계로 동의를 구했다”며 “조금씩 나오는 연기의 성분과 안전성을 30분마다 측정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이쎄안(Isséane) 자원순환센터(소각장) 전경. 인천시 제공
프랑스 이쎄안(Isséane) 자원순환센터(소각장) 전경. 인천시 제공

 

프랑스의 이쎄안 소각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설계와 운영으로 소각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한 대표적 모델이다. 인천시도 오는 4월 ‘공론화 지원단’을 구성해 군·구가 소각장을 짓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적극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시레물리노시에서 가동을 시작한 이쎄안 소각장은 1년 동안 파리시와 그 주변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약 53만t을 처리하고 있다. 또 이 에너지를 활용해 8만여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이시레물리노시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이쎄안 소각장을 짓기 위해 2년여간 수십번의 주민 간담회를 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동의하는 소각장의 설계와 운영 방식을 정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2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市)에 있는 이쎄안(Isséane) 자원순환센터(소각장)에 방문해 소피엔 엔안달루시(Sofien Enlandaloussi) 파리광역권쓰레기처리조합(SYCTOM) 부대표(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황남건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2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市)에 있는 이쎄안(Isséane) 자원순환센터(소각장)에 방문해 소피엔 엔란달루시(Sofien Enlandaloussi) 파리광역권쓰레기처리조합(SYCTOM) 부대표(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황남건기자

 

인천시도 ‘이쎄안 소각장’처럼 소각장에 대한 주민 공감대 확보를 위한 소통 확대에 나선다. 인천시는 오는 4월 말 소통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공론화 지원단’을 꾸리고 군·구의 소각장 조성과 관련한 주민 공론화 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쎄안 소각장을 둘러본 유정복 인천시장은 “소각장은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군·구가 소각장 조성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어 “소각장 조성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데 필요한 각종 지원 정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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