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끝나자 이용객 몰려... 관할 구청 등 "대책 마련하겠다"
“코로나 기간 중에 가장 좋았던 건 경마장 근처 청결이었는데, 이젠 다 옛말이 됐나 봐요.”
3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경마장 앞. 성인 남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마련된 흡연 부스 대신 이들이 택한 흡연 장소는 버스 정류장과 불과 20여m 밖에 떨어져 있는 노상. 뿜어져 나오는 담배 연기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연신 미간을 찌푸렸지만 흡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문 채 휴대전화기와 경마 잡지를 보며 오늘의 경마 정보를 살폈다. 시간이 되자 “내가 오늘은 맞춘다”라는 말과 함께 경마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이 떠난 주변은 담배꽁초로 가득했다.
앞서 지난 2일 부평 경마장 앞 도로는 경마장 이용객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은 물론, 가래침과 담배꽁초로 엉망이었다. 누군가 재떨이로 쓰라고 가져다 놓은 빈 깡통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근처 편의점에서 일하는 A씨(24)는 “경마가 열리는 날에는 사람이 몰려 음식물을 여기저기 먹다가 버리고 (경마장으로) 들어가는 통에 폐허가 된다”라며 “담배꽁초와 가래침 때문에 다른 손님들과 주민들이 고통받는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경마가 열리는 매주 금~일요일이면 경마장 인근 주택가를 점령하는 경마장 이용객들 불법주차로 인근 주민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중구 경마장 인근 신포로는 평소에도 주차 공간이 부족한 곳인데 경마장에 몰린 시민들의 불법 주차로 일대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인천 경마장 인근이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의 시민 의식 결여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지만, 마사회는 물론 경마장 관할 구청 등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한동안 주민 피해는 이어질 전망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일일이 고객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지켜보며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미화 인력을 채용해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중이며,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금, 토, 일요일에 집중돼 불법 주정차 단속을 벌이지만 해결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주민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고민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