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재계약 기간… 40% 거부 커지는 의료 공백… 피해 속출
인천지역 대형병원 의사들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줄줄이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대형병원에서 근무(수련)하던 전체 전공의 540명 중 1년차 인턴 148명을 비롯한 216명(40%)이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계약을 유지 중인 전공의 324명 등은 출근·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공의 수련 계약은 2월 말 종료하고, 3월엔 계약을 갱신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지금까지는 각 병원에서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지만, 계약 기간이 지나면서 사실상 사직 처리가 이뤄진 셈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지금껏 현장에 남아있던 전공의들 대다수가 인턴이나 4년차 레지던트다. 아마 계약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들은 지난달 말 기준 계약이 끝나 병원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대형병원에서 근무할 전임의도 줄어들고 있다. 전임의는 교수의 입원환자 관리 및 보좌는 물론 본인의 외래 진료, 수술 등을 집도하는 역할을 하고있다.
이 같은 전공의 등의 재계약 불발 등으로 병원에서의 의료공백은 더욱 확산,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날 응급의료포털 확인 결과, 인하대병원의 경우 소아응급전용중환자실, 심장내과중환자실 등의 여유 병상이 전혀 없어 수술을 연기하거나 입원 환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흉부외과중환자실, 인천성모병원은 심장내과중환자실의 병상 부족으로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인천시의료원(백령병원 포함),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인천보훈병원, 인천적십자병원, 경인권역재활병원 등 6곳 공공의료기관에 비상 진료를 위한 협조 등을 요청하고 있다. 인천시의료원의 경우 전문의들이 번갈아 당직을 서면서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 중이다.
시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전임의가 재계약을 해왔다”며 “하지만 이번엔 전임의들의 계약도 원활하지 않아 의료공백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부터 전공의 중 업무 미복귀자에 대한 면허정지 및 고발 등을 예고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인하대병원, 길병원 등의 미출근 전공의들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시는 이 같은 정부 지침에 맞춰 인천의료원 등 각 병원을 찾아 행정처분 및 사법절차를 다음주까지 마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금 계약이 끝난 전공의들 또한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했기 때문에 면허정지 등의 처분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비, 의료공백에 따른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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