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2차병원 가동률 높여 개원의들은 준법투쟁 예고
인천지역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 및 출근 거부가 1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인천의 공공병원과 종합병원(2차병원)들이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만 인천의 일부 개원의들이 주말 진료를 하지 않는 ‘준법 투쟁’을 예고,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하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전공의를 현장에 많이 투입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공백이 계속 커지고 있다. 인하대병원과 길병원은 전체 수술 건수가 종전 대비 50%, 인천성모병원은 15% 이상 감소했다. 이들 인천의 ‘BIG 3’ 병원은 76%에 이르던 병상가동률을 51.7%로 대폭 줄여 운영 중에 있다. 인하대병원의 경우 정형외과 2개 병동을 1개로 합쳐 운영, 약 95병상을 폐쇄하기도 했다.
인천의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중증환자, 응급환자 등을 중심으로 수술이 가능하도록 진료 체계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전공의가 직접 수술을 주도하거나 옆에서 치료 교수를 지원해왔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없으니 빈자리가 굉장히 크다”고 했다.
현재 인천에서는 이 같은 의료 공백을 공공병원과 2차병원들이 메우고 있다. 보건 당국이 경증환자를 공공병원이나 2차병원 등으로 분산시키고, 대형병원(상급 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만 배치했기 때문이다.
인천의료원, 인천적십자병원, 인천보훈병원 등 공공병원은 전공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현재 병상 가동률이 종전 50%에서 62.2%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제성모병원·인천사랑병원·인천세종병원·나은병원·현대유비스병원·나사렛병원 등 18곳의 2차병원도 현재 병상 가동률이 71.7%로 치솟았다. 특히 국제성모병원은 대학병원임에도 현재 수술 건수는 물론 병상 가동률이 크게 증가했다. 전공의 50명 중 41명(82%)이 빠져나갔는데도 전공의 의존도가 낮았던 탓이다.
시 관계자는 “병원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종합병원은 10% 이상 병상 가동률이 높아졌다”며 “의료진 피로도는 있겠지만, 큰 무리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천의 일부 개원의들이 주말 진료 등은 하지 않고 1주일에 40시간만 병원 문을 여는 ‘준법 투쟁’을 예고, 보건 당국이 시민들의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인천의 개원의는 1천770명에 이른다. 보건 당국은 개원의 중 10%만 파업에 동참해도 시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진료보조(PA) 간호사나 공보의를 투입하는 등 공공의료체계를 동원하고 있으나, 투입 인력에 한계가 있어 장기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시는 강화·옹진군 등과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공보의 추가 투입 계획은 보류 중이다.
시는 비상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인천의 공공병원은 평일 연장 진료, 주말 진료 등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시는 오는 26일부터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해 이들 병원에 대한 당직비 등을 일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의료원의 경우 1개월 기준 6천만원, 적십자병원은 400만원 등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다음주 개원의가 파업에 동참할 때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군·구 보건소 등을 통한 대체 진료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역 전체 전공의 540명 중 471명(87.2%)이 사직서를 내고, 365명(77.4%)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귀한 전공의는 고작 15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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