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략공천 오산시 ‘깜깜이 선거’ 우려 [4·10 총선]

후보는 안보이고 한동훈․이재명만 부각
여야 후보 오산 지역 현안 '무지' 지적

국민의힘 오산시 원로 및 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한 김효은 후보 모습. 깅효은 후보 페이스북
국민의힘 오산시 원로 및 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한 김효은 후보. 김 후보 페이스북

 

여야 모두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내세운 오산시 국회의원 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오산 지역 정가와 시민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경북 영천 출신의 EBSi 영어강사 출신인 김효은 후보를, 민주당은 부산 출신인 차지호 카이스트 교수를 각각 전략공천했다.

 

안민석 의원이 내리 5선을 한 오산은 민주당에게는 텃밭이고, 국민의힘에는 험지 중의 험지다. 당초 국민의힘에서 안 의원의 대항마로 스타 강사 출신인 김 후보를 공천할 때만 하더라도 오산은 전국적인 관심 지역이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컷오프되고 차 후보가 전략공천되면서 선거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오산시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임에도 후보는 안 보이고 한동훈과 이재명만 부각되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지는 분위기다.

 

두 후보 모두 오산과 지연, 학연이 없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유권자의 관심을 끌 정책이나 공약이 눈에 띄지 않고, 지역 특성을 감안한 선거전략의 부재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효은 후보는 ‘자신이 사교육과 공교육을 모두 경험해 국가교육정책을 개선하는 데 적임자’라고 주장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23일 오후에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차지호 후보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강경구 기자
지난 23일 오후에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차지호 후보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강경구 기자

 

차지호 후보도 ‘자신은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로 ‘AI 기반 하이퍼커넥티드 시티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하지만 이 역시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 교통문제, 베드타운, 지역개발 등 오산시 현안에 대한 대책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지역민의 요구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6일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의 오색시장 방문에 1천여명 이상이 운집해 ‘한동훈’을 연호했다. 또 17일 저녁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오산대역 상가 깜짝 방문 때도 200여명이 ‘이재명’을 연호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반면 23일 오후 열린 민주당 차지호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당원과 지지자 100여명이 참석했고, 국힘의힘 김효은 후보는 별도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없이 ‘1일 오픈데이’를 계획하고 있다.

 

오산은 평균 나이 40.6세의 젊은 도시로 투표율이 낮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2022년 지방선거 투표율을 보면 경기도 평균(50.6%)보다 낮은 43.7%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같이 낮은 투표율을 감안한 선거전략 부재도 두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유권자 강모씨(45·중앙동)는 “여야 모두 ‘벼락공천’ 받은 40대 젊은 후보가 과연 오산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오산시 국회의원에 걸맞은 오산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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