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론’만 띄우는 여야… 인천지역 현안은 ‘뒷전’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집중 유세’
與 “범죄자 차단”… 거야 심판 호소
野, 민생회복 앞세워 정권심판 강조
여야 경쟁구도에… 지역현안은 실종

30일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심재돈 후보(동·미추홀구갑)와 윤상현 후보(동·미추홀구을)에 대한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같은날 인천 서구 가좌역 인근에서 김교흥 서구갑 후보와 이용우 서구을 후보, 모경종 서구병 후보의 합동 유세가 펼쳐지고 있다. 경기일보 DB 및 캠프 제공
30일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심재돈 후보(동·미추홀구갑)와 윤상현 후보(동·미추홀구을)에 대한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같은날 인천 서구 가좌역 인근에서 김교흥 서구갑 후보와 이용우 서구을 후보, 모경종 서구병 후보의 합동 유세가 펼쳐지고 있다. 경기일보DB 및 캠프 제공

 

4·10 총선 공식선거전 첫 주말을 맞아 각 정당이 인천에 화력을 쏟았지만,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는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모두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 등 흠집내기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 지도부 인사의 지지·합동유세를 통해 ‘수도권 방어’ 최전선인 인천 수성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수도권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부활절 미사를 마치고 계산4동 등 지역 곳곳에서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훈기 남동구을 후보와 함께 모래내시장에서 ‘민생 회복’을 앞세워 정권심판론을 이어갔다.

 

앞서 지난 30일 이용우 서구을 후보의 지원에 나선 정청래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 후보를 정권 심판의 도구로 활용해달라”며 “이용우의 손을 잡고 노동존중의 시대로 나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 후보들은 ‘원팀’을 구성하고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3선에 도전하는 김교흥 서구갑 후보는 지난 29일 정치 신인인 이용우 서구을 후보, 모경종 서구병 후보와 함께 “지난 2년 동안의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가 범죄인의 피난처가 되서는 안된다”라며 야당 저격에 나섰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30일 인천을 찾아 ‘범죄자vs시민’ 프레임을 내세우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범죄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눈 앞을 가로막는 범죄자들을 치워버려야 한다”고 ‘거대 야당 심판’을 반복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이재명 당 대표의 지역인 계양구를 찾아 “계양에서의 승리가 대한민국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양의 최원식·원희룡 후보가 당선되는 건 단순히 국회의원 한두 석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정치가 깨끗해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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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인천 남동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선거공보물 및 거소투표 안내문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거소투표란 거동이 불편해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선거인 등이 자신이 머무는 병원·요양소, 자택 등에서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조병석기자

 

이 같은 주말 동안의 선거 유세전에도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이라는 구호만 남았을 뿐,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현안은 실종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평에 사는 김보현씨(34)는 “중앙당 지도부가 인천을 찾아, 현안에 대한 언급은 단 1개도 없이 구호만 외치고 갔다”며 “총선 유세의 90%가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 등 구호만 남은 채 지역의 현안은 실종됐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공약을 통한 이슈를 선점하는 것보다 강렬한 언어와 구호만으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단순 유세 뿐 아니라 공보물 공약의 현실성이나 토론회 등을 통한 정견 발표 등 정책선거 분위기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녹색정의당 김종대 선대위원장도 지난 30일 인천의 유일한 녹색정의당 후보인 김응호 부평구을 후보 지원 유세전을 펼쳤다. 김종대 선대위원장은 “이제는 민생을 닮은 서민 국회가 필요하다”며 김 후보의 지지를 강조했다. 새로운미래 오영환 총괄선대본부장과 박원석 공동선대위원장도 같은날 부평구 청천동 세월천사거리에서 홍영표 부평구을 후보 지지 유세를 펼쳤다. 이들은 ‘정권심판’과 ‘거대 야당 심판’을 강조하며 새로운미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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