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감독 지략+토종선수 힘 ‘새 역사’ 원동력

‘이방인’ 틸리카이넨 감독 결단력·용병술로 취임 후 3연속 패권
외국인선수 두 차례 교체 따른 부침에도 토종선수들 ‘진가 발휘’

V리그 사상 첫 남자부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한 인천 대한항공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시상식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헹가래 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연합뉴스
V리그 사상 첫 남자부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한 인천 대한항공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시상식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헹가래 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이 ‘4연속 통합우승 위업’을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안산 OK금융그룹에 3대2로 승리하며 3전승으로 우승했다. 지난 2020-21시즌부터 4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휩쓸어 종전 삼성화재의 3연속 통합우승을 넘어섰다.

 

그 중심에는 ‘이방인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의 결단력과 용병술이 있었다. 2019-20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통합 챔피언으로 이끈 대한항공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22시즌 부터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속 과감한 국내 선수 활용으로 위기 상황을 타개했다. 간판 공격수 정지석의 부상에는 벤치에 머물러 있던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과 이준을 기용하는 용단을 보였고, 미들블로커 김민재를 발굴하는 안목을 과시했다.

 

틸리카이넨 감독도 “올 시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챔피언전을 앞두고는 무라드 칸을 내보내고, 막심을 데려오는 과감한 외국인선수 교체로 우승을 이뤘다.

 

국내 선수들의 맹활약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전력의 반’이라는 외국인선수 교체를 시즌 중 두 번이나 강행했다. 링컨 윌리엄스는 장기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무라드 칸은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신뢰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본인 커리어 하이 시즌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공격 성공률 1위(56.02%)에 득점 부문(559) 7위, 후위 공격(190개) 6위를 기록했다. 득점, 후위 공격 모두 국내선수 1위다. 특히 챔프전 3차전서는 18득점을 기록해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신형 엔진’ 정한용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시즌 초반 팀의 간판 정지석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그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지난해 11월 KB손해보험전서는 데뷔 첫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 52.01%, 후위 공격 81개 성공으로 두 부문서 임동혁에 이어 팀내 2위에 올랐다.

 

이처럼 V리그 역대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오른 틸리카이넨 감독의 지도력과 국내 선수들의 맹활약은 대한항공이 ‘전인미답’의 역사를 쓰며 왕조를 구축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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