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서 안양까지 320㎞ 달렸는데”…택시비 ‘먹튀’ 당한 기사

43만원에 달하는 택시비를 내지 않고 달아난 승객들의 모습. 연합뉴스
43만원에 달하는 택시비를 내지 않고 달아난 승객들의 모습. 연합뉴스

 

야밤에 300㎞가 넘는 장거리 택시를 이용한 청년들이 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가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50대 중반 택시기사 A씨는 전남 순천에서 젊은 남성 3명을 태우고 그들의 요구대로 경기 안양까지 운전했다.

 

A씨는 새벽 시간에 3시간 40분 동안 320㎞라는 먼 길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택시비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포함해 43만원이 나왔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미리 마중 나와 있던 승객의 친구는 A씨에게 은행 계좌 번호를 물어본 후 해당 계좌로 택시비를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었고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입금 내역을 확인하려는 순간 뒤에 타고 있는 청년들은 차에서 내려 재빠르게 도주했다.

 

눈앞에서 벌어진 택시비 ‘먹튀’에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승객들이 앉았던 택시 뒷 좌석의 지문과 DNA를 채취하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승객들이 택시 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기에 신원 파악 및 검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는 “TV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 나에게 일어나 황당하고 믿기지 않는다. 더 험한 일을 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식 또래의 아이들인데 그런 나쁜 마음을 먹었다는 게 불쾌하고 다른 사람들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청년들에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착실하게 살기를 바란다”며 충고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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