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최지안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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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치밀어 오르면 얼굴이 경직되고, 주먹을 꽉 쥐게 된다. 온 몸이 긴장해 떨리기도 하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팔라져 호흡곤란을 느끼기도 한다.

 

조금 더 나아가면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어지러워질 수도 있다. 이것은 분노가 치밀 때 자기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화는 행동으로도 나타난다. 당황하거나 어쩔 줄 몰라하거나, 욱하고 흥분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사소한 일에 과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애꿎은 것에 화풀이를 하게 된다. 물건을 집어던진다든지, 발로 찬다든지, 운다든지.

 

화가 지속되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실수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실수는 업무성과를 떨어뜨리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남에게도 피해가 된다. ‘나 지금 화났어’라는 표정과 몸짓을 보면 꼭 폭언과 폭력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대상자는 손상을 입고 상처를 받게 된다.

 

이는 다시 불안이 되고, 분노를 생기게 한다. 일종의 전염병처럼 번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화의 가장 큰 해는 자기 자신에게 온다. 어지럼증, 두통, 호흡 곤란, 기력 소진, 탈진, 각종 통증이 자기 자신을 괴롭힐 것이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화’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다양한 진단을 한다. 폭발성 격분장애, 외상 후 격분장애, 성인ADHD 등. 나의 ‘과거’에 있었던 어떤 경험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권한다.

 

보통은 일주일에 2일 이상 분노에 따른 폭언 등이 나타나거나 1년에 세 번 이상 폭력이 동반된다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일상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 번째는 남이나 상황을 탓하기 전에 ‘나의 문제’라는 인식을 하는 것이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결을 원한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두 번째,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반대로 행동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키보드를 소리 내며 두드리고 싶을 때는 조용하게 정리정돈을 하거나, 눈물이 날 것 같다면 억지로라도 웃는 등 생각을 바꾸는 훈련이 아니라 행동을 바꾸는 훈련을 말하는 것이다.

 

세 번째, 화를 쌓아 두지 말고 푸는 훈련이다.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을 걱정하기에 앞서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 감정일기를 쓰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했고, 어떤 감정이 들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화’라는 책에서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며 “화는 보살핌을 간절히 바라는 아기”라고 했다. 화가 났을 때는 무엇보다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화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훈련하기에 달려있다는 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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