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황우여로 수도권 퉁칠 생각 마라

황우여 상임고문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지명됐다. 황 고문은 인천 연수구에서 네 번 당선된 5선 출신이다.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으며 인천을 대표했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 새누리당 대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역임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5선 의원과 당 대표를 지낸 분이고 덕망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라고 평했다.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이라고도 했다. 참패 충격에 빠진 국민의힘이다. 넉넉한 관리자로 맞다.

 

신임 비대위원장의 역할은 복잡할 것도 없다. 6월 전당 대회를 관리하는 임기 2개월 한시직이다. 신임 대표 선출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책임이다. 거기에 대표 선임 룰을 바꾸는 과정이 놓여 있기는 하다. 현재 당헌은 ‘당원 투표 100%’다. 이걸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로 바꾸는 작업이다. 이것도 비대위원장 개인의 입김이 개입될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수도권 여론은 묻는다. 황우여 선택으로 수도권을 보듬으려는가.

 

다른 쪽에서 목격되는 모습이 있다. 여전히 수포당(수도권 포기 정당), 경포당(경기도 포기 정당)이다. 차기 원내대표에 이철규 의원이 도전해 있다. 강원도 지역구(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출신이다. 더 상징적인 것은 친윤의 대표격이라는 것이다.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이다. 당내외 모든 분석이 윤석열 대통령을 패인으로 꼽는다. 바로 그 선거 직후 꾸려지는 새 지도부 선출이다. 배 침몰시킨 선장에게 또 배를 맡기자는 것이다.

 

도대체 수도권 민심을 뭘로 보나. 척지기로 작정이라도 했나. 경기도 60석 가운데 겨우 6석 챙겼다. 참패했던 4년 전보다 더 참패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차는 무려 11.73%포인트다. 정권 초 반짝 효과를 봤던 2022 지방선거에서 다시 2020년 ‘궤멸’로 갔다. 그래서 나온 말이 ‘경포당’, ‘수포당’이다. 그런데도 강원 출신의 친윤 원내대표 조짐이다. 경기·인천에는 원내대표에 도전할 ‘깜냥’도 없어서 이러는 건가. 경기·인천 정치 무시를 넘어 모욕이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의 정치 역정을 높이 산다. 인천 정치를 키워온 역사의 증인이다. 성공적인 비대위원장 역할을 기원한다. 당 대표 선출 관리도 중요한 사명이다. 다만, 그의 지명과 당내 흐름을 함께 지켜보는 수도권 여론의 불신은 전해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도권을 배려 않는 국민의힘. 인천 출신 황우여로 퉁칠 생각이라면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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