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에 공원 기부 지연… 부지 관리도 손 놔 쓰레기•불법 경작 점령… 악취 진동 민원 폭주 NSIC•인천경제청 “개발 시작하면 시설물 철거”
“온갖 잡초와 쓰레기가 가득한데, 정말 이곳이 공원 맞나요?”
18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3공구 G5블럭 제29호 근린공원. 지난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 부지로 사용된 곳이다.
아직 허물지 않은 분수대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고, 이를 비롯해 남아 있는 시설물들 곳곳은 색이 바래 흉물로 전락했다.
공원 입구는 안전상 출입을 금한다는 ‘관계자외 출입금지’ 안내문과 함께 초록색 펜스로 잠겨 있었다.
하지만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공원 안쪽에는 풀만 잔뜩 자라 있었고, 무단 투기한 쓰레기 더미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주민 A씨는 “안이 보이는 펜스로 둘러쳐 출입은 막았지만 산책할 때 보이는 쓰레기는 악취까지 풍겨 괴롭게 만든다”며 “관리하는 기관이 신경을 써야 하는거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이 끝난 지 15년이 지났지만 행사 때 사용된 시설물들이 흉물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에 따르면 NSIC는 지난 2010년 G5블럭 28만㎡를 사들인 뒤 이 곳에 아파트·오피스텔의 주상복합을 짓고 이 중 19만㎡ 부지에는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당시 NSIC는 이곳에 공원을 만들어 인천시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악화와 초등학교 설립 조건을 논의하며 조율을 하지 못해 분양 일정이 늦춰졌다.
NSIC는 오는 2026년께 분양을 목표로 동시에 공원 조성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여태 별다른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관리·감독이 없는 탓에 일부 주민들은 이곳을 개인용 텃밭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텃밭을 가꾸는데 사용하고자 만든 그늘막이나 움막 등은 저녁 어두운 시간에는 음산한 분위기마저 연출, 주민들을 두렵게 하기도 한다.
특히, 텃밭에 사용하는 비료 때문에 여름철 악취는 더욱 심해져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B씨는 “그간 누가 뭐라 하지 않아 괜찮은 줄만 알았다”며 “개발을 시작하면 당연히 텃밭 경작은 멈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SIC 관계자는 “남아있는 시설물들은 개발사업을 시작하면 철거할 계획”이라며 “평소에도 관리·감독은 했지만 강제로 텃밭 사용을 금지하는 게 절차상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올해 겨울께 경작할 수 없게 땅을 갈아엎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텃밭 사용 등에 대한 불만 민원을 접수하면 NSIC에 공문을 보내 감독·관리 및 조치를 안내한다”며 “공원조성은 분양을 시작하면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남은 시설물은 재활용 방안도 계획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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