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곧바로 표결...與 이후 의사일정 보이콧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예고 ‘파행 또 파행’
여야가 지난 3일 오후부터 시작한 ‘채상병특검법’ 필리버스터가 4일 오후 4시 전후에 종료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 “특검법이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담은 법안”이라고 비판하면서 “우원식 국회의장마저 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공세를 폈다.
첫 토론자인 유상범 의원은 “이 특검법은 진실규명이 아니라 오로지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특검법으로,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그동안의 관례인 국회의장에 대한 인사를 거부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인사받을 만큼 행동해 주시면 인사하겠다”며 우 의장이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한 것에 불만을 표하면서다.
주진우 의원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대장동 비리 같은 경우 일주일이나 열흘 만에 민주당 인사들 10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라고 하면 민주당 의원들은 수긍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은 “부적절한 비유”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후 10여 분간 야야 간 고성이 터져 나왔다.
박준태 의원은 특검법이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된 점을 들어 "야당의 독단적 의사결정으로 (특검법을) 만들어 시행한다면 수사 결과를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했고, 이에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상임위에) 안 들어왔잖나"라고 항의했다.
이날 오전 2시 31분께 토론을 시작한 박 의원은 초반부터 장기전에 대비하듯 성량을 낮춰 체력 소비를 최소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2005년 열린우리당 소속 우윤근 의원실에서 나온 '특별검사제 만병통치약인가'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읽는가 하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역사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찬성 토론으로 맞대응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수사외압 의혹에 초점을 맞춰 특검법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채상병 사망 사건은 갈가리 찢어져 있어 전모 파악이 어렵다. (특검으로) 통합해 사건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순실 특검’에서도 여당의 후보 추천 권한이 없었다”며 “여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것은 수사받아야 하는 사람이 수사기관을 정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대통령께 직접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채상병 사건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수사 이첩에) 직접 서명하고 결재한 날 그 유명한 ‘02-800-7070’ 번호로 전화가 오고, 이 장관이 돌변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 의원이 연단에 오른 직후 한때 우르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가 복귀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참여한 의원 중에서는 국민의힘 초선인 박준태 의원이 6시간 49분으로 가장 긴 시간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됐다.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4시를 전후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3시 45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동의안이 제출되고 24시간 후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종결에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끝나게 된다.
토론 종결 직후에는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표결이 곧장 이어질 전망이다. 특검법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번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두 번째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당분간 국회 의사 일정 파행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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