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인 인천 장애전문 미용실 원장 “휠체어 이동 편하니, 타지 손님 많이 와요”

조아인 AIN 뷰리코 미용실 원장. 김샛별기자
조아인 AIN 뷰리코 미용실 원장. 김샛별기자

 

“장애인 미용 브랜드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조아인 AIN 뷰리코 미용실 원장(31)은 고등학생 때부터 미용을 했던 베테랑 미용사다.

 

어린 시절부터 꾸미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누구보다 미용에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넘치는 열정은 오히려 독이 됐다. 건강은 점점 나빠졌고 스트레스도 쌓여 가던 중 돌발성 난청이 찾아왔다. 상태는 점점 심각해져 중증 장애 직전까지 악화됐다.

 

조 원장은 “장애가 온 뒤 3~4년 동안 미용사로 취업이 안 됐다”며 “평생을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장애 판정을 받으니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상처받고 힘든 것에만 집중하다가 문득 ‘다른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 원장은 미용실에서 일했던 10년 동안 장애인을 본 적이 없었다. 이 생각은 끝내 ‘장애 전문 미용실’을 차리는 데까지 이어졌다.

 

인천 서구의 AIN 뷰리코에는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턱이 없다. 휠체어에 앉은 채 머리를 다듬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고 머리를 편하게 감도록 의자 방향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조 원장은 “미용실 인테리어를 할 때 휠체어 동선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며 “이 덕분에 장애인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조 원장이 미용실을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적자가 이어져도 문을 닫을 수 없는 이유다.

 

그는 “경기 이천, 파주, 남양주 등 수도권 곳곳에서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조 원장은 “매달 30일마다 일산에서 부모님과 오는 여섯 살 남자 아이가 있다”며 “처음에는 무서워 바리캉(이발기)도 못 쳐다봤지만 지금은 커트도 잘하고 이발이 끝나면 감사 인사까지 한다”고 전했다.

 

그의 목표는 ‘장애인 미용’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편하게 미용실을 이용하는 것이 목표다.

 

조 원장은 “아직 장애인 미용이라는 게 생소하다”며 “미용실뿐만 아니라 장애인 미용학원, 장애인을 위한 미용 교재를 만드는 데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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