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그랬어요”… 반복되는 운전 미숙에도 통계 ‘전무’

경기지역 ‘운전 미숙’ 관련 사고 속출...‘시청역 역주행 참사’ 원인도 숙련도 문제
도로公 ‘교통사고 통계분석’ 매년 발표... 해당 자료 관련 집계 無, 세부유형 필요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
기사와 직접 관련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

 

#1. 지난 4월 판교에서 한 90대 운전자 A씨가 기어 조작을 착각, 후진 상태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차량은 철제 안전봉을 넘어 인근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노래 교실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걷고 있던 시민 4명을 덮쳐 1명이 사망, 다른 3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2. 올해 1월 하남에서도 한 차량이 상가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뒤 갑자기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상가의 식당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 운전자 B씨와 함께 동승해 있던 시민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B씨는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매년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도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1일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원인도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밝혀졌지만 관련 사고들이 집계되지 않고 있어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관련 통계를 확보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경찰에 신고 및 접수된 교통사고는 2022년 기준 19만6천836건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는 야간사고, 보행자, 고령자, 무면허 등 유형별 사고건수 및 구체적인 사고 원인별 통계를 정리한 ‘교통사고 통계분석’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자료인 ‘2022년 교통사고 통계분석’에서도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는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 자료가 전무하니 사고가 어디서 어떻게 발생했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가 658만3천777대(올해 6월 기준)로 가장 많다. 자연스럽게 운전 미숙 사고 건수도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방을 위해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운전 미숙 사고 통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여기에 단순히 운전 미숙을 원인으로 두기 보다는 사고 내용이나 장소 등 세부적인 구분이 통계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더해진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사고 취합에 앞서 지자체는 연령대, 장소, 구체적인 사고 원인 등 세부적인 유형까지 고려해 통계치를 확보해야 한다”며 “아울러 새롭게 도로가 생긴 곳이나 차선이 좁아지는 곳, 차선 변경이 잦은 곳 등 운전 미숙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구역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위험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추가적인 관리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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