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인당 90만원 들여 중국行... 취지에 맞지 않고 전문성도 떨어져 강력한 심사·검증 커지는 목소리 “교류 행사 복원 위해 방문” 해명
인천시의원 7명이 남은 예산을 소진하려 미국 출장을 추진해 ‘짜맞추기 식’ 논란(경기일보 23일자 1면)이 이는 가운데, 또 다른 의원 6명도 전반기에 출장을 다녀온 뒤 남은 수십만원의 예산까지 털어 중국 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팎에선 취지에 맞지 않고 상임위도 제각각으로 이뤄져 전문성도 없는 이 같은 예산 털어쓰기 형태의 출장 관행을 막기 위해 강력한 출장 심사와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김명주·김종배·유승분·이인교·임관만·조성환 등 6명의 시의원과 의회사무처 직원 2명 등 8명은 오는 10월28~30일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웨이하이로 출장을 떠난다. 출장비는 1인당 90만원이다.
그러나 시의원들의 이번 출장은 시의원 1인당 연간 예산을 모두 소진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앞서 이들은 전반기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으로 1인당 410만을 들여 지난 4월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등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시의원 1인당 연간 예산이 500만원인 만큼, 이번 출장은 남은 90만원을 쓰기 위한 목적인 셈이다.
특히 출장의 전문성도 떨어진다. 시의원들은 웨이하이 항만 재개발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중국 지방인민회의 관계자들과 인천 백령~웨이하이 항로 개설을 협의하며 현지에 파견 중인 인천 공무원도 만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건교위의 이인교 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의 의원들은 이 같은 항만 업무와 관련이 전혀 없는 상임위에 속해 있다. 이번 출장은 상임위별로 행정안전위원회 2명, 문화복지위원회 2명, 교육위원회 1명, 건교위 1명 등이다. 이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상임·특별위원회가 선진 사례 탐방을 하도록 한 공무국외출장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이처럼 인천시의원들이 예산 소진을 위한 짜맞추기 식 공무국외출장을 이어가면서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단계에서 보다 강력한 심사나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매년 수천만원의 월급(의정비)을 받는 시의원들이 고작 90만원의 남은 예산을 탈탈 털기 위해 또다시 해외로 출장을 떠나는 행태는 시민대표라는 직위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원들의 출장 심사를 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 중심으로 다시 꾸리고, 이를 통해 예산은 물론 일정까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검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인교 시의원은 “전반기에 모두 같은 상임위 소속이어서 이번에도 같이 가는 것 뿐이고, 반드시 상임위가 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과 웨이하이가 코로나19로 교류가 뜸해져 이를 복원하고, 관련 인사를 만나 회의하려 한다”며 “결코 놀러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인천시의원 7명 등이 출장 예산 몫(1인당 연간 500만원)에 맞춰 세부 목적 등이 불분명하고 상임위도 제각각인 상태로 미국 출장을 추진해 ‘짜맞추기 식’ 논란이 일고 있다.
● 관련기사 : 짜맞추기 미국 출장… 인천시의회 ‘자기 몫’ 챙기기
https://kyeonggi.com/article/202409225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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