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환경정책 강하게 드라이브 걸어야

이호준 경제부장

추석 명절이 지나고 나면 정치권과 언론들은 추석 민심에 대해 다양한 풀이를 내놓는다. 올해 추석 명절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이었을까.

 

오랜만에 둘러앉은 가족들이 가장 많이 꺼낸 이슈. 바로 ‘더위’다. 역대급 폭염이 몰아친 올해, 추석이지만 ‘반팔’ 차림의 옷을 입고 모인 가족들. 난생 처음 추석에 에어컨을 틀고 잠이 든 식구들. 추석 연휴 직후였던 19일에도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38명 발생했다.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는 3천600명을 넘어섰다.

 

하석(夏夕)이라고 불린 올 추석, 전 국민이 절실히 느꼈다. ‘날씨가 너무한다’, ‘이제 정말 지구가 많이 아프구나’라는 것을 말이다.

 

폭염 등 기상 악화로 시금치와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각각 120%, 70% 넘게 뛰었다. 현재 횟집에서는 가을 전어를 찾아볼 수도 없다.

 

수확을 앞둔 들판에는 ‘벼멸구’ 탓에 하얗게 말라죽는 벼가 늘어나고 있다. 벼멸구는 기온이 내려가면 활동이 뜸해지는데 올해는 폭염으로 최근까지 번식을 이어가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같은 더위가 이제는 매년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극한 한파를 전망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환경 문제가 몇 번씩 큰 이슈가 됐다가 사라진 적이 있다. 식당에서 일회용품 지급을 하지 않기 시작했을 때, 종이로 된 빨대가 등장했을 때, 대통령선거에서 난데없이 ‘RE100’이 크게 이슈가 됐을 때 등등.

 

어떠한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사이에서 공감대 형성이 필수다.

 

온 가족이 반팔을 입고 모여 에어컨을 틀고 자야 했던 올 추석. 환경 문제가 심각함을 체감하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다시 한번 환경 정책을 강하게 펼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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