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과일릭’ 열풍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샌드, 빙수.... 과일로 즐길 수 있는 퓨전 메뉴들이다. 종전에는 있는 그대로 먹었다. 그런데 디저트나 케이크 등 다양한 버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토핑을 얹은 아이스크림이나 요거트, 다양한 주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젊은이들로부터 각광 받는 탕후루도 그렇다. 원래는 중국 전통 간식이었다. 산사나무 열매를 긴 막대에 꿰어 달콤한 시럽을 바른 후 굳혀 만들었다. 요즘은 딸, 키위, 귤, 포도가 활용되고 있다. 외식업계도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과일 값 상승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합리적 가격에 과일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이들 제품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과일릭’은 이런 트렌드를 가리킨다. ‘과일’과 중독되다를 뜻하는 ‘홀릭’이 만나 합성된 신조어다.

 

이런 가운데 과일릭 열풍(본보 16일자 8면)이 불어오고 있다. 과일이 소비자들을 홀리고 있어서다. 생과일이 포함된 메뉴를 과일 대체재로 먹는 소비자가 늘면서 과일이 카페나 주류업계 등 외식·식음료업계 전반에서 대세로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딸기나 망고, 멜론 등을 토핑으로 올려 먹는다. 생과일을 산처럼 쌓아 올린 케이크, 생과일 주스 등 다양한 형태의 과일 디저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과일릭 확산에는 비싼 과일을 비교적 싼 디저트로 대체하려는 심리가 작용됐다. 올해 ‘애플레이션(Apple+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과일 값이 뛰었다.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국내 대표 과일인 사과 값도 치솟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사과 10㎏ 도매가격은 9만1천700원으로 지난해 4만1천60원보다 123.3% 급등했다.

 

감귤이 귀했던 시절에도 이랬을까. 어렸을 적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과일릭이란 낱말은 한글과 영어가 만난 합성어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제법 묵직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