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누가 되든 우리 몫”…이재명 “미 대선 국제질서 흔들”

2주 남은 美 대선…남북 관계 격동 불가피
트럼프냐·해리스냐 한반도 정책 변화 주목
정부 “경기도 등 지자체 주민불안 대비해야”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좌)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좌)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정치권 곳곳에서 한반도 정세 변화를 크게 주목하고 있다.

 

이에 최근 북한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으로 한반도 정세에 불똥이 튀고 있어 정부는 물론, 경기도·강원도 등 접경지역 지자체장들도 한·미·일과 북·중·러 관계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화당과 민주당이 격돌하고 있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과거 ‘문재인·트럼프’의 대북 유화정책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앞서, 문 전 대통령과 트럼프의 대북 유화정책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근시안적 관점에서 추진됐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를 답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당분간 한·미·일 ‘삼각 공조’와 북·중·러 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상황에서 최근 북한의 ‘두 국가론’과 남북연결 도로 폭파 등으로 휴전선을 끼고 있는 경기도와 강원도 등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와 강원도 등 접경지역 지자체가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관심 대신 국내 현안을 놓고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한쪽에선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당 화력을 집중해 맹폭하고, 다른 쪽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등 마치 북한이 주장하는 ‘두 국가’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중앙포럼’ 축사를 통해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게 우리 정치의 몫”이라며 “누가 되든 간에 미국 외교의 중심이 동북아시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른 미 대선보다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과 한미동맹 문제는 진영을 초월한 문제”라며 “외교·안보에 있어서는 오직 국익만 바라보고 대승적으로 정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 투쟁은 국경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같은 행사에 대한 축사에서 “장기화 국면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되는 중동분쟁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국제질서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미국 대선은 앞으로 국제경제 질서, 특히 한반도에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치고,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30년간 세계를 지배했던 자유무역 체제가 크게 뒤흔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의 운명을 남들에게 맡길 수 없다”며 “편향적인 진영 외교로는 평화도 경제도 지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정경욱 부대변인은 지난 9일 “미국의 주요 선거가 있는 해에 북한 도발 횟수가 평균 375% 증가했다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분석에 비춰보아도, 미국 대선을 전후해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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