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애 ‘오빠 생각’ 내년 100주년 노래비 건립…지역 콘텐츠, 중요 인물 이야기 밝힐 계기 되길
‘뜸북 뜸북 뜸북새/논에서 울고/뻐꾹 뻐꾹 뻐꾹새/숲에서 울 제/우리 오빠 말 타고/서울 가시며/비단구두 사가지고/오신다더니’.
수원 북수리에 살던 열두 살 소녀 최순애(1914~1998)는 1925년 오빠를 간절히 기다리던 마음을 어린이 잡지 ‘어린이’에 투고했다. 그 제목이 ‘오빠 생각’이다. 게재된 동요를 본 스물 다섯의 청년 작곡가 박태준이 곡을 붙였고 이내 국민 애창곡이 됐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현재까지 아름다운 우리말과 서정적인 노래로 ‘오빠 생각’ 은 100년의 세월 동안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내년 ‘오빠 생각’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오빠 생각 노래비’ 건립 기금을 마련을 위한 콘서트가 열린다.
(사)수원문화도시포럼(이사장 최동호)이 오는 26일 오후 4시와 7시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에서 개최하는 ‘최성수& 바리톤 송기창 콘서트’다. 콘서트는 수원문화도시포럼이 주최·주관하고 수원문화원이 후원해 내년 5월 노래비 건립 제막을 위한 마음을 모을 예정이다.
‘오빠 생각’은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꾸준히 수록되는 동요 중 하나다. 오래도록 수많은 어린이가 부르는 동요이지만 동시를 지은 최순애가 수원 출신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노래엔 수원의 배경도 담겨 있다.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최순애는 성벽을 따라 산길로 올라가 북녘 하늘을 바라보며 뜸부기 소리를 듣다가 오빠를 그리워했다 한다.
이와 관련해 정해득 한신대 교수가 지난해 ‘최순애 작가 심포지엄’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최순애가 그리워하던 오빠는 8살 위의 동경 유학생 최영주였고 최영주는 수원에서 방정환, 윤석중 등과 색동회를 조직해 활동한 인물이다.
최순애의 남편이자 ‘고향의 봄’ 작사가인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는 ‘어린이’ 실린 오빠 생각을 보고 감동해 최순애에게 편지를 보내고, 10년이 지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수원문화도시포럼은 이번 노래비 건립 추진으로 지역의 콘텐츠와 소중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널리 알려 지역 문화자원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원문화도시포럼을 비롯해 어린이문화연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등 관련 6개 단체는 올해 한국창작동요 100주년을 맞아 함께 최순애의 노래비를 공동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지난 8월 5일에는 경기도에서 기부금품 모집등록증(경기도 제2024-30호)을 받았다.
박래헌 수원문화도시포럼 대표이사는 “최순애와 관련된 인물, 또 그의 문학세계에 영향을 준 인물 등 연구하고 밝히고 알려야 할 이야기가 많지만 많은 이야기가 묻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 팔달산과 마산 산호공원에 ‘고향의 봄’ 노래비가 세워져 있는데 여러 시각으로 관공서에서 선뜻 노래비 건립 등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민간에서 나서 지역의 중요한 콘텐츠를 알리고 내년 노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노래비를 세워 최순애와 수원, 지역과 관련된 이야기가 더 널리 퍼지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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