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준 길위의교회 목사 “어려운 사람에게 힘 되도록 주어진 시간 최선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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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 길위의교회 목사. 안노연기자

 

“도움을 주신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아이들과 어른들을 돌보겠습니다.”

 

미국 국방부로부터 ‘아론과 훌 훈장’을 수훈한 정용준 길위의교회 담임목사(49)가 밝힌 소감이다.

 

아론과 훌 훈장은 1974년 제정된 미 육군에서 가장 오래된 상이다. 오랜 시간 미 군종실과 함께 미군 병사의 정신적 활동과 복지를 지원하는 등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정 목사는 팽성읍에서 목회를 시작한 2016년부터 주한미군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지역에서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야학을 시작했고 폐지를 주우며 생활하는 어르신을 위한 식료품 전달 등 지원 사업을 했다.

 

그는 “미 보스턴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2016년 고향인 팽성읍 안정리에 돌아왔다가 가정이 어려워 학원을 다니지 못하던 아이가 교회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당시 노숙인 식사봉사단체인 해돋는마을의 후임 목사로 언급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지역에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고향에서 목회와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단순한 일회성 봉사는 하지 않았다. 주한미군, 카투사와 연계해 일주일에 3회씩 청소년 교육을 담당하게 했다.

 

또 정부 지원을 받는 대형 사회복지시설이 아닌 정작 도움이 필요한 홀몸어르신을 위해 2018년 성탄절부터는 주한미군과 대대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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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 길위의교회 목사. 안노연기자

 

지난해는 형편이 어려워 김장조차 하기 힘든 어르신을 위해 주한미군과 배추 1천포기를 심어 김장을 하고 주한미군과 직접 한 가구씩 방문하며 김치를 전달했다. 그해 주한미군으로부터 김치와 빵 등 선물을 전달받은 어르신만 100가구가 넘는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주한미군 병사들도 보람을 느끼며 이듬해 다시 봉사활동을 언제 하느냐며 적극적으로 변했다.

 

처음엔 한국에 복무하러 왔다고 인식했지만 나중에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이 한국에서 복무하는 의미를 찾았다고 느낀 것이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연말 드래곤 힐 로지에서 한국을 찾은 미 육군 군종감 윌리엄 그린 주니어 소장이 전수식을 열고 그에게 직접 메달을 수여했다.

 

그는 “간혹 미군 가운데 야학과 지역사회 어르신을 돕는 데 진심인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을 따라 나와 봉사활동을 하는 병사도 있지만 결국 봉사 과정에서 남다른 감회를 느끼며 자원하는 사람이 늘어나 보람을 느꼈다”며 “그 보람을 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론과 훌 훈장을 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주한미군이 있는 한 계속 협력해 함께 보람을 나누고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 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람들은 대가 없이 타인을 돕는 일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표현하지만 밑이 뚫려 있지만 생명이 자라날 수 있는 화분과 같은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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