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無계획… 송도 글로벌특화병원 ‘안갯속’

인천경제청, 사업 담당 차병원에
연말까지 구체적 계획 제출 요구
과목 제한·전공의 사직 등 영향
다른 병원 유치 ‘플랜B’도 난항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동 국제업무지구 28의1 병원 의료용지. 경기일보DB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동 국제업무지구 28의1 병원 의료용지. 경기일보DB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 1공구 국제병원부지에 유치한 차병원의 글로벌특화병원 사업이 1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하다. 인천경제청은 차병원에 연말까지 계획을 제출토록 하는 한편, 다른 의료기관 유치 등 차선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자칫 또다시 사업 장기화 우려가 크다.

 

24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9월 차병원과 1공구 국제업무지구(국제병원부지)에 안티에이징·난임치료·세포치료 등 글로벌특화병원을 짓기 위한 협약(MOU)을 했다. 오는 2030년 개원이 목표다.

 

그러나 차병원측은 1년여가 지나도록 사업계획조차 인천경제청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차병원은 난임전문병원, 임상시험센터, 줄기세포치료센터와 바이오·셀 은행 등의 의료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사업 계획을 짜는 용역을 하고 있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최근 차병원측에 오는 12월까지 글로벌특화병원 사업 계획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차병원 관계자는 “연말까지 용역 완료 등 사업 계획 마련을 위한 준비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인천경제청과 본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글로벌특화병원 사업 무산에 대비, 다른 병원을 유치하는 ‘플랜B’를 검토하고 있다. 차병원이 과거 청라의료복합단지 사업을 무산시킨 전력이 있는 만큼,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이다. 인천경제청은 차병원과 한 MOU가 본 협약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효력이 없는데다, 현재 차병원측의 사업을 우선 검토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은 현재 국내 유수 병원 등과 접촉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병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오는 2026년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종합병원인 연세의료원의 송도세브란스병원이 들어서는 만큼 진료과목 등이 겹치지 않는 차별화한 병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형 병원들이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등으로 인해 경영이 악화, 이 같은 대형 개발사업 등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자칫 20년간 방치한 국제병원부지의 사업이 또다시 장기화 할 우려가 나온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는 이 부지에 당초 국제병원을 유치하려 했지만 영리병원 논란에 사실상 멈췄고, 뒤늦게 규제 개선 차원의 국내 종합병원 건립 허용에도 사업성 등이 없어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현재 차병원이 사업 추진 의사는 있기 때문에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사업 계획을 받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병원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는 물론 해외의 병원까지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몇몇 곳은 접촉하고 있으나, 아직 공개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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