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 진정 의혹 제기…“MBK·영풍, 고려아연 주가 흔들었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발생한 대량 매도 행위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에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와 관련된 시세조종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달 14일 오후에 발생한 주가 하락이 진정 내용의 핵심이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임시주총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9월13일부터 10월1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처음 가격은 주당 66만원이었으나, 9월26일 75만원, 10월4일 83만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마지막 날 오후 주가는 82만원에서 2시간 만에 77만1천만원으로 5% 이상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시간대 대량 매도와 시장가 매도 주문이 주를 이뤄, 인위적 주가 하락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려아연 측은 일반적인 투자 행위와 어긋나는 대량 매도와 시장가 매도가 주가를 하락시키며 결과적으로 영풍·MBK의 공개매수 성공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IB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83만원을 초과했다면 일반 주주들에게 공개매수가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개매수를 통해 목표로 한 지분율 확보도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풍·MBK는 최대 14.61%를 목표로 했으나, 5.34%의 지분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자본시장법 제176조를 근거로 금융당국에 시장가 매도 주문의 내역과 주문자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 성공을 위해 특정 성명불상자가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날 매도량 급증과 관련한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MBK·영풍의 공개매수와 관련된 시세조종 의혹은 임시주총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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