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장소와 용도 등 불명확”, 조례안 부결
인천시교육청이 산하기관 이름을 바꾸려다 시의회의 졸속 개명이라는 비판 끝에 명칭 변경 취소를 결정했다.
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학생교육원과 그 부속시설의 명칭 변경 내용을 담은 인천시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당초 시교육청이 제출한 개정조례안에는 인천시교육청교육과학정보원을 인천시교육청Ai융합교육원으로 바꾸는 내용과 인천시학생교육원을 인천시읽걷쓰교육원으로 바꾸는 조항을 담았다.
이외에도 개정조례안에는 인천시학생교육원의 산하기관인 체험장 명칭을 흥왕체험학습장에서 읽걷쓰아카데미로 바꾸고 해양환경체험학습장을 상상아카데미, 서사체험학습장을 서사영화아카데미, 국화리학생야영장장을 야생아카데미로 각각 변경하는 안을 담았다. 시교육청은 이 기관들의 이름을 바꾸고 읽걷쓰 등 사업에 특화한 교육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의회는 과도한 홍보 정책이라며 반발했고, 이에따라 시교육청은 학생교육원을 읽걷쓰교육원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은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나머지 기관들 이름은 바꾸도록 해달라고 시의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시교육청의 맥락 없는 이름 변경에 “체험장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이름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결국 조례안을 부결시켰고, 시교육청 부속시설 명칭 변경은 없던 일이 됐다.
시의회는 체험장 명칭을 아카데미로 바꾼다는 내용도 비판했다. ‘인천시교육청 국어 바르게 쓰기 조례안’에 최대한 시교육청의 사업·기관명에 영어 사용을 자제하라는 내용이 담겼지만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조례는 블렌디드 수업, 대학생 튜터링 등 남발하는 영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의회는 이밖에 부속시설 명칭 변경 과정에서 현판을 바꿔야 하는 등 추가적인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비판했다. 시교육청은 현판 교체에 필요한 예산을 약 6천만원 정도로 측정했다.
이오상 인천시의원은 “야생 아카데미는 야생동물이 있다는 의미인가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이름”이라며 “대표 기관 이름을 짓는데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맥락없는 이름들을 가져와 무척이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관 명칭을 바꿀때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례안 부결로 해당 명칭들을 사용하긴 어려워진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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