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연탄재, 처리 비용만 수억원 [연탄 딜레마⑤]

애환 잿더미, 연탄 딜레마⑤ 버려진 연탄재, 처리 비용만 수억원

인천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에 연탄재를 포함한 각종 폐기물이 묻히고 있다. 조주현기자
인천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에 연탄재를 포함한 각종 폐기물이 묻히고 있다. 조주현기자

 

연탄이 한 장 한 장 ‘돈’인 것처럼, 연탄재도 쌓이고 쌓이면 ‘지출’이다.

 

비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탄 사용량이 적은 수도권에서도 당연히 연탄재가 수북이 나오고 있는데, 그 처리 비용이 올해 경기도 안에서만 5억원이 넘어섰을 정도다.

 

2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020년 7월부터 연탄재를 유상반입했다. 그동안 수도권매립지에 무상으로 매립하던 연탄재를 더이상 활용할 곳이 없는 데다가, 세월이 흘러 묻을 곳마저 줄어들면서 불가피하게 유료화를 택한 것이다.

 

연탄재 반입 수수료는 다른 생활폐기물 반입 단가와 동일하게 부과된다. 2020년엔 1t당 7만56원씩 내야 했고, 2022년엔 8만7천608원, 2023년엔 9만7천963원, 올해는 10만7천58원 등으로 올랐다.

 

원칙대로라면 ‘발생 원인자가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므로, 연탄을 배출하는 가정이나 사업장이 처리 비용을 내는 게 맞다. 하지만 연탄의 주 사용자가 저소득가정과 영세사업장인 만큼 비용 부담이 될 수 있어 수도권 모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반입 수수료를 낸다.

 

경기도의 한 도로에 연탄재가 버려져 있다. 조주현기자
경기도의 한 도로에 연탄재가 버려져 있다. 조주현기자

 

경기·인천·서울의 60개 시·군·구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6년간 ‘연탄재’를 처리할 때 투입된 비용과 방법을 전 지역에 똑같이 질문했고, 그 답변을 분석했다. 단 2024년 통계의 경우 ‘6월 기준’, ‘9월 기준’, ‘10월 기준’이 혼합돼 있다.

 

먼저 경기도다.

 

31개 시·군 중 최근 6년간 연탄재 처리를 위해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곳은 포천시(8억1천120만원)로 나타났다. ▲양주시(4억1천698만원) ▲파주시(3억8천963만원) ▲의정부시(2억6천764만원)가 뒤이었다. 상대적으로 노인층 등이 많은 경기북부권의 지출액이 특히 높았다.

 

경기도 전체에서는 유상반입 전환 이후 현재까지 6년 동안 연탄재 처리에만 45억720만원이 쓰였다. 연간 7억원 꼴이다.

 

‘올해’ 통계만 따로 봐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아직 본격적으로 연탄재가 버려지는 시기가 아님에도 이미 경기도 내에서 연탄재를 버리는 데에만 5억1천239만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현재도 포천시(1억2천523만원)의 지출액수가 1위였고, ▲동두천시(6천900만원) ▲의정부시(6천308만원) ▲파주시(6천294만원) 등이 2~4위였다.

 

지역 내 자체매립시설을 사용하는 7곳(가평·남양주·성남·안성·양평·연천·용인), 필요 농가에 제공하는 1곳(고양), 복토 등에 재활용하는 1곳(안산), 민간처리장에 무상 위탁처리하는 1곳(하남), 정보 부존재·미공개·통계 산출 전인 5곳(김포·여주·화성·양주·이천) 등은 제외한 수치다.

 

이어 인천에서는 10개 구·군 중 ▲미추홀구(5천570만원) ▲동구(4천129만원) ▲남동구(3천509만원)의 지출액(올해 기준)이 컸다.

 

남동구는 필요 농가에 연탄재 일부를 무상 지급하고 남은 양을 매립하는 데도 3위였다. 이 외 현황 정보가 없는 강화군·옹진군, 발생량이 없어 처리비용도 없는 연수구 등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최근 6년 동안 인천 전역에서는 연탄재 처리 비용으로 10억8천224만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끝으로 서울은 25개 자치구 모두가 수도권매립지에 연탄재를 반입하는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노원구(6천190만원) ▲성북구(1천845만원) ▲관악구(1천723만원) 등이 올해 연탄재를 처리하는 데 큰 비용을 냈다. 동작구·종로구 등은 반입량이 없어 지출액도 없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관내 매립장(매립시설)이 있다면 생활쓰레기와 연탄재를 함께 수거해 매립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비용이 안 든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도권매립지(인천)에 보낼 수밖에 없는데 반입수수료 외에도 운송비용 등이 들기 때문에 지출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그나마 최근에는 연탄 사용량이 줄면서 연탄재도 줄어 지출 비용 자체는 낮아졌지만 재활용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일반 가정에선 투명봉투, 상가 등 점포는 종량제봉투에 연탄재를 배출하면 업체가 수거해 수도권매립지에 반입하게 된다. 대부분이 식당 등에서 나오는 물량”이라며 “과거엔 농가에 지원하거나 소각을 했는데 지금은 매립 외엔 활용책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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