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수월했던 것은 대규모 경찰력 투입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경찰력을 총 동원하고 역할을 분담한 전력이 영장 집행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체포영장 집행 주체는 함께 공조수사본부를 꾸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지만 경찰은 형사를 대거 투입해 사실상 체포 작전을 주도했다.
1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5시10분께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이후 오전 10시33분께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서 종료됐다. 지난 3일 1차 집행 시도가 5시간여 만에 끝난 것과 비슷한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는 달랐다.
1차, 2차 집행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입된 경찰의 규모다. 1차 영장 집행 당시 공수처 수사관 30명과 경찰 50명 등 총 80명이 관저 경내에 진입했다. 이들은 대통령 경호처가 구축한 1·2차 저지선을 통과했지만 3차 저지선에서 경호처 직원 200여명에게 막혀 빈손으로 물러나야 했다.
이후 공수처와 경찰은 2차 집행을 앞두고 경찰력을 총동원한 ‘인해전술’을 준비했다. 특히 경찰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서울·경기·인천의 광역·안보·수사부서 소속 형사를 총 동원했고, 이날 2차 체포영장 집행엔 공수처 수사관 40명, 경찰 1천100명을 동원, 1천140명을 투입시켰다. 2차 집행을 앞두고 대치해야 하는 경호처 인력이 500여명으로 거론됐었는데, 이날은 경찰력을 대폭 늘려 경호처를 압박했다.
경찰은 경찰력 총 동원과 함께 방어선 돌파 수단도 마련했다. 오전 7시34분 경찰은 1차 저지선인 버스 차벽을 사다리를 동원해 넘고 출입문을 막은 철조망은 절단기로 끊어냈다. 이후 진입조와 체포조, 호송조 등으로 조를 나눠 관저 진입로로 이동했다. 비슷한 시각 일부 경찰은 매봉산 등산로로 침투, 경호처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으로 추정되는 일부 인력이 관저 입구에 집결하기도 했으나 진입 과정에서 충돌은 없었다.
이후 오전 7시48분께 2차 저지선에 설치된 차벽은 우회해 통과했다. 3차 저지선도 버스로 가로 막혔지만 철문 옆 초소를 통해 오전 8시25분께 진입했고 경호처가 철문을 개방하면서 체포 인력이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결국 오전 10시33분 내란수괴 혐의로 체포됐다. 2차 체포 영장 집행을 시작한 지 약 5시간20분 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집행 때는 경호처 인력 대비 적은 인원이 투입됐고 진입이 불가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2차 집행 시도에 앞서 수도권 경찰력을 대거 동원했다”며 “장비와 역할 분담도 철저하게 준비했고, 적극적으로 막는 경호처 직원도 없어 1차 진행 때보다 원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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