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국제스케이트장 대체지 선정 속도 내야

1년여 동안 후보지 공모사업 답보…유치 나선 지자체·빙상인들 ‘불만 팽배’
“이용 편의성 제고·교통 및 경제성 고려돼야”…합리적 결정 촉구 ‘한 목소리’

철거를 앞둔 태릉국제스케이트장.경기일보 DB
철거를 앞둔 태릉국제스케이트장.경기일보 DB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따라 철거 예정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 건립 추진이 1년째 답보 상태에 있어 조속한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지난 2023년, 12월 2027년 철거 예정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후보지 공모에 들어갔다. 경기도의 양주시와 동두천시, 김포시를 비롯, 인천 서구와 강원도 춘천시, 원주시, 철원군이 유치신청서를 내고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국비 2천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매력적인 국책사업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세계적인 빙상 강국인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치며 국제대회 개최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인근에 상권 형성 등 지역졍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이에 유치전에 나선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수억 원의 예산들여 치열한 홍보 경쟁을 벌였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상반기 중 대체 부지 선정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아무 진전이 없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태릉선수촌 종합정비계획과 유산영향평가 용역이 끝날 때까지 부지 선정 절차를 미루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전임 이기흥 회장과 정부의 갈등, 파리올림픽, 이달 14일 치러진 대한체육회장선거가 영향을 미쳤다는 여론이다.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대체 빙상장 유치에 나섰던 경기도 지자체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당장 이뤄질 것처럼 공고를 해서 지자체간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놓고 1년이 넘도록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면서 “최적의 부지를 검토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빙상인들 역시 지난해 7월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천17명(전체의 36%)의 빙상 선수가 등록된 경기도에 대체 스케이트장이 건립돼야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16일 제106회 전국동계체전이 열린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대체 부지 선정이 왜 이렇게 미뤄지고 있는 지 이해할 수가 없고, 답답하다”면서 “가장 많은 수요자가 경기도, 서울에 60% 이상 집중돼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 적합한 지역으로 하루 빨리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평창 동계올림픽 후 강릉스케이트장이 방치돼 있는 것을 보았지 않는가. 이용자들의 편의성 제고를 외면한 후보지 선정은 혈세만 낭비하게 될 뿐이다. 만약 이동 거리가 먼 곳에 건립되면 아이에게 운동을 계속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빙상인과 학부모, 지자체들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당선으로 답보 상태에 있는 국제스케이트장 건립이 다시 동력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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