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용현·학익1블록 관통 제2경인 대심도터널 결국 ‘백지화’

경제성 낮고 사업비 막대… 백지화
市, 방음터널만 2027년 준공 추진

image
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23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대심도터널 사업 추진의 무산을 발표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인천시가 미추홀구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의 소음 대책인 제2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대심도터널화 계획을 결국 백지화했다. 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 부담 때문이다.

 

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23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대심도터널은)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도로학회를 통해 대심도터널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정책적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경제성 미확보, 막대한 재정 부담, 비용 대비 개선 미비, 이중 투자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1조5천600억원을 투입해 지하터널 공법으로 제2경인고속도로 기점인 서해4거리에서 능해나들목(IC)~학익분기점(JC)~문학IC까지 6.5㎞의 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대심도터널 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제2경인고속도로 주변에 방음터널을 우선 설치해 입주예정자들의 소음피해를 차단하고 장기적으로 대심도터널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방음터널의 도시 공간 단절 문제, 화재 취약 문제, 차량 주행 시 발생하는 분진 등 환경적인 문제 등을 우려해 대심도터널을 검토했던 것이다.

 

대심도터널 건설에 대한 비용대비편익(B/C)값이 0.17로 기준치(1)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제공
대심도터널 건설에 대한 비용대비편익(B/C)값이 0.17로 기준치(1)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제공

 

그러나 한국도로학회가 대심도터널 건설에 대한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용대비편익(B/C)값이 0.17로 기준치(1)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시는 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에서도 부적정 가능성이 높아 사업추진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막대한 사업비를 확보해야 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인 ㈜디씨알이(DCRE)는 도시개발 구역에 있는 사업 대상지(1.8㎞) 구간분 약 2천억원만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시가 약 9천500억원에 이르는 대심도터널 건설비와 추가적인 방음터널 철거비, 그리고 30년간 유지관리비 1천900억원까지 총 2조원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또 대심도터널 사업 구간이 제2경인고속도로 기점이다보니 혼잡도로도 아니어서 국토교통부 등의 국비 지원도 받지 못한다.

 

황 부시장은 “이번 결정은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 공사 중인 방음터널만 목표 준공 시기인 오는 2027년 하반기에 맞춰 적기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타당성 검토결과 전체 대심도터널 구간 중 학익대교(1.8㎞) 구간을 제외하고는 도시단절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심도터널을 추진할 시 현재 설치 중인 방음터널을 철거하는 등 이중투자로 사업비를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DCRE 관계자는 “시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단기적으로 방음터널과 장기적으로 대심도터널로 가정한 소음대책을 추진했고, 현재 방음터널은 계획변경 절차까지 모두 밟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음터널 공사는 현재 1단계 공사가 진행중이고, 2단계인 제2경인고속도로 잔여구간과 인천대교 연결구간에 대해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설계 중”이라며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와 DCRE는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공공기여에 대한 미추홀구 신청사 건립 등을 놓고 추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앞서 DCRE는 그동안 송암미술관을 시작으로 뮤지엄파크와 방송국 부지, 창조혁신 부지 등 약 9천억원 상당의 공공기여했다.

 

황 부시장은 “현재 미추홀구 및 DCRE 등과 복합문화커뮤니티 등 공공기여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DCRE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과거 척박한 공장부지였던 곳을 새로운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곳에서 개발사업을 하는 DCRE가 어려운 재정여건의 미추홀구를 위해 청사를 건립해 주는 것은 시티오씨엘 주민, 나아가 미추홀구 전체 주민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추가적으로 공공기여를 검토해 단순히 이익만 쫓는 사업자가 아닌 공익성을 담보하는 도시개발 사업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