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이다. 알파벳 첫 글자를 따 ‘MAGA’로도 불린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 극우 성향 정당 지도자들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유럽의회 내 극우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 소속 정당 정치인들이 회합해 세 몰이에 나선다. 트럼프주의(트럼피즘)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반(反) 유럽연합(EU) 노선을 중심으로 극우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자리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들이 주창하는 정치적 구호다. 트럼프 대통령의 ‘MAGA’를 그대로 본떠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웠다.
이들 정치세력의 주축은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 이탈리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 네덜란드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 등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케빈 로버츠 회장도 주빈으로 초대됐다. 유럽의 극우세력이 트럼프 노선을 따라 세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EU 체제에 반대하며 유럽의 정치질서를 바꾸고자 하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번 회의를 주도한 인물은 지난해 11월 ‘유럽을 위한 애국자’의 대표로 선출된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다. 그는 스페인 내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지난달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국제 무대에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마드리드 회합도 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주의의 물결을 이용해 집권에 도전하려는 정치세력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다. 극단주의 세력의 발호가 미국과 유럽만의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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