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윤석열 정부 탄생 내 책임이 제일 커…조국은 아픈 손가락”

정예은 인턴기자 ye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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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검찰총장 발탁은 두고두고 후회…징계 제대로 안 된 것이 패착"
"민주당은 차기 대선에서 정권 되찾아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에게 손 인사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에게 손 인사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은 물론,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6월 17일, 당시 윤석열 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 결과로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켰다는 결과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황당했다는 문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라는게 헌법상의 제도로는 남아 있지만 유물 같은 것”이라며 “야당 세력을 전부 반국가 세력이라고 지칭하면서,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대통령이 정말 망상의 병이 깊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 결국 정치적으로도 키워준 것 아니냐는 비판엔 “시작이 검찰총장 발탁인 것은 맞는데, 그 자리가 대통령 되는 자리는 아니”라면서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엉성하게 되면서 거꾸로 역풍을 받고 정치적으로도 키워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탄생의 단초를 만든 것이 후회된다는 문 전 대통령은 “당시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반대하는 의견이 소수였다”며 “욱하기를 잘하고, 자기 제어를 잘 못하고,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들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라는 이유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종 2명으로 압축시켜 고민했는데, 조국 수석하고 인간적인 관계도 나쁘지 않고 소통도 잘 되는 한 분이 있었지만, 그분은 검찰개혁에 분명히 반대하는 검사 마인드가 강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조국 수석과 소통이 되고 관계가 좋은 그런 쪽을 선택하는 것이 순리였는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또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사이 갈등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았던 이유를 묻는 질문엔 “정치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을 해임할 인사권은 없다”며 “유일한 방법은 법무부 장관이 징계 건의로서 징계 해임을 하는 것이었는데 잘 처리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아픈 손가락’이라 칭한 문 전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주도던 조국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보복으로 가족들이 풍비박산 났다”며 “한없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 이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놀라운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과정에 가장 앞장섰다는 것에 자랑스럽다”던 문 전 대통령은 “이제는 민주당이 좀 더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차기 대선후보 1순위’로 언급되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는 “다음 민주당의 과제는 기필코 조기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 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좀 더 포용하고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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