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숲을 플랫폼으로 2030세대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싶네요. 남북을 넘어 대륙인 유라시아로 가는 큰길 말입니다.”
‘DM 숲’을 운영하는 임미려 대표(40)는 5일 경기일보와 만나 현재 일에 대한 가치를 묻자 “젊은세대에게 모델이 되고 싶다”며 이런 답을 제시했다. 취업에 힘겨워하는 청춘들에게 “DMZ에 이런 삶도 있구나”라는 도전적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싶다는 의미로 들렸다.
숲 등 DMZ 자연생태계를 콘텐츠로 한 플랫폼인 DMZ숲은 민간인 통제구역 안 파주시 군내면 읍내리에 있다. 비무장지대와는 직선거리로 1㎞가 채 안 될 정도로 대한민국 최북단이다.
임 대표는 6만6천여㎡이르는 산림을 매입해 1단계로 높이 7m, 면적 396㎡ 규모의 유리 온실 2동을 지었다. 온실 안에는 민통선 내에 서식하는 이끼, 작약, 구절초, 맥문동, 표고등 토종 자생식물을 용기 안에 토양을 넣고 기르는 테라리엄(terrarium) 기술보급 시설이 있다. 이를 2030세대에게 전수해 인생 개척을 위한 희망을 돕고 있다.
민통선 숲체험, 숲속 요가와 명상 그리고 노르딕 숲워킹 등 DMZ숲을 기반으로 한 산림 치유형 야생 프로그램도 병행해 청춘들의 커리어 근육도 더욱 키워 주고 있다.
매월 30명 안팎이 찾아온다. 대부분 2030세대들인데 이들은 체험후 “전쟁, 지뢰 등 선입견이 지배하는 DMZ숲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발상이 놀랍다. 취업에 큰 도전을 받았다”며 희망을 품고 간다.
DMZ숲은 공식 홍보망이 없다. 그저 임 대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DMZ숲 생활을 간간이 알리면 호기심, 산림 힐링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DMZ숲의 프로그램이 입소문이 타면서 강금실 전 장관의 지구와 사람들, 한국산림과학고교, 산림청, 경기도청, 경기문화재단 등이 협업을 제안해 왔다. 청춘일자리 아이디어를 DMZ숲에서 찾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자전거로 세계 일주하는 유명 인사, 뮤직비디오 촬영, 파주 농특산물 활용을 위한 판소리 공연 등도 수시로 열리며 청춘들의 열린 공간도 되고 있다.
서울 출신인 임 대표가 민통선 숲에 관심을 갖고 이를 자산으로 청춘들에게 희망의 멘토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2016년쯤이다. 임 대표는 대학을 10년 다닐 정도로 자신만의 독특한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큰 방황을 했다. 청춘의 아픔을 잘 아는 이유다.
대학 졸업 후 산림청 산하 한 연구단체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산림 조사를 위해 DMZ를 방문해 숲 가치에 눈을 떴다. 이때 주저 없이 주위의 도움을 받아 파주 민통선 땅을 매입하면서 아예 집도 파주로 옮겨 DMZ숲 오픈 준비를 했다.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작년 10월 윤곽을 드러냈다.
임 대표는 “당장의 수익은 의미 없다. 2030세대들이 DMZ숲이라는 매개체로 인생을 개척하는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도록 한다”며 “청춘들이 좁은 한반도를 넘어 대륙까지 진출하는 그날까지 DMZ숲이라는 플랫폼 콘텐츠를 확장하는 게 더 급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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