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징후 있었는데”... 인천 초등생 화재, 복지 사각지대 허점

지난해 정부 복지 위기관리 대상 5차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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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전 인천 서구 심곡동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초등학생이 중태에 빠졌다. 사진은 불이 난 집 문 앞. 황남건기자

 

방학 중 집에 혼자 있다가 불이 나 중태에 빠진 인천 초등학생의 가정이 지난 2024년 정부의 복지 위기 관리 대상에 여러 차례 올랐던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8일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해 A양(12)의 가정의 위기 징후를 5차례 포착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료 체납, 단전, 단수 등 지표를 토대로 복지 위기 징후를 찾아내 관할 지자체가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도록 통보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1월 A양의 아버지가 건강 악화로 신장 투석을 받으면서 의료 위기 가구로 분류했다. 당시 주거 생활 부분에서도 취약점이 드러났다.

 

같은 해 3월 A양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뒀고, 이후 월세와 공과금 미납이 생기며 주거·의료 위기가 이어졌다. A양 자택에는 전기 요금 미납으로 전기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과 상하수도 요금 독촉 고지서가 전달되기도 했다. 다만 A양 어머니가 일을 해 수입이 있는 데다 차량을 갖고 있어 소득 기준을 초과하면서 금전적인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A양은 복지부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 아동 관리 대상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관계자는 “A양 가정은 어머니의 소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A양은 지난 26일 오전 10시43분께 서구 심곡동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화재 당시 A양의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위해 병원으로 갔고, 어머니는 일터로 출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구체적인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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