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에너지·인프라 공격 중단"…30일 부분휴전 합의

젤렌스키 "일단 찬성, 세부내용 확인 필요"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AP=연합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회담을 갖고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휴전’에 합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당초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했던 ‘30일 전면 휴전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찬성함에 따라 3년 넘게 이어온 전쟁의 종식을 위한 협상이 본궤도에 오를 여건이 조성됐다.

 

미국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이뤄진 트럼프와 푸틴 간의 전화 통화에 대해 "두 정상이 ‘에너지와 인프라 휴전’과 함께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이행 및 전면 휴전과 영구적 평화’에 대한 기술적인 협상을 통해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될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30일간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이 30일간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반응해 즉시 군에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는 지난달 12일 종전 논의 개시에 합의한 두 정상의 통화에 이어 한달 여 만에 이뤄졌으며 약 90분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앞선 이달 11일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회담을 통해 30일 전면 휴전안을 도출한 뒤 러시아를 설득하기 위해 정상 간 통화에 나섰는데, 30일 전면 휴전에서 에너지·인프라로 한정한 부분 휴전으로 수정됐다.

 

백악관은 부분 휴전 합의와 함께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이행 및 전면 휴전과 영구적 평화’에 대한 기술적인 협상을 언급하며 이 협상을 중동에서 즉각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전략 무기 확산 중단을 논의하고 가능한 한 광범위한 적용을 위해 여타 국가들과 협력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핵무기 감축 협상에 중국 등을 포함하겠다는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흐름을 타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백악관은 러시아와 미국이 관계를 개선한다면 경제적, 지정학적 목표에 “엄청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러시아간 합의 내용에 대해 “에너지 및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자는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안을) 지킨다면 우리도 그럴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러시아가 미국에 무엇을 제안했는지, 미국이 러시아에 무엇을 제안했는지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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