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란 고향 용인의 전통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박창배 용인전통연희원 대표(42)는 용인지역 전통문화와 민속놀이의 전승 및 확산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용인 수지구 동천동이 고향인 박 대표는 어릴 적 꽹과리를 치면서 동네 주민들과 소통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그 영향 덕택인지 그는 용인 문정중에 다닐 때 사물놀이를 접하면서 연희를 비롯한 전통공연예술의 세계로 빠져들게 됐다.
그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를 졸업한 뒤 지역문화를 지키기 위해 용인으로 돌아왔다.
박 대표는 “학교에서 지역 공동체의 농악이나 탈춤 같은 놀이와 연희를 배웠는데 용인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자료도 없고 계승되는 것이 많이 없는 데다 계속 소멸되고 있다 보니 그걸 보존해야 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내 고장의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졸업 후 바로 용인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2009년 5월 용인전통연희원을 만들었다. 용인전통연희원은 풍물, 탈춤, 무속 등 과거 우리 민족이 향유하고 전승해 온 전통연희의 본질과 정서를 회복하는 단체다. 소속 단체로는 전문공연집단 ‘THE들썩’, 용인시민연희단, 용인시청소년연희단 등이 있다.
박 대표를 비롯한 전문 단원들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전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각종 문화 행사, 찾아가는 문화 활동, 거리공연 등을 통해 현장에 나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사라져 가는 용인의 전통예술 가운데 눈에 띄는 연희는 바로 ‘용인거북놀이’다. 용(龍)과 구(龜)가 결합된 용인의 민속놀이로 용인의 옛 지명인 ‘용구현’에서 유래됐다. 경기 동남부 곳곳에서 성행하던 놀이와 비교했을 때 용인에선 수숫잎과 볏짚을 한지와 섞어 가면서 백색, 청색, 황색 등 색채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1970년대까지 팔월 한가위 달빛 아래 용인 전 지역에서 연희되던 민속놀이지만 지금은 소멸됐다. 인접한 이천에서는 ‘이천거북놀이’가 경기도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전승되는 것과 달리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노력이 마침내 빛을 보고 있다. 용인시청소년연희단이 지난해 11월 제26회 경기도민속예술제에서 ‘용인거북놀이’로 대상의 영예를 안아서다.
이처럼 박 대표가 오로지 사명감 하나로 용인지역 고유한 전통예술의 보존과 재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열악한 여건에 대한 관심과 지원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평상시 연희원 내 제한된 연습실만으로는 인원 수용이 어렵다 보니 인근 댄스홀 등 공간을 대관하는 경우가 많다. 대회나 행사 현장이 잡히면 그제야 최종 리허설과 함께 악기 연주, 동선 점검을 한꺼번에 몰아치듯 진행하는 열악한 여건인 셈이다.
특히 경기도민속예술제 대상 수상은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뜻깊다.
이제 박 대표는 단원들을 이끌고 오는 10월 한국민속예술제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한다. 용인 전통문화를 전국 무대에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창배 대표는 “앞으로도 용인의 전통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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