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동차 부품 업체 500여곳, 美 수출 타격 직격탄

한국GM 협력업체 줄폐업 우려
트럼프 4월2일 자동차 25% 관세 폭탄

한국지엠. 경기일보DB
한국지엠. 경기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2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폭탄을 공식화한 가운데, 인천의 한국지엠(GM) 부평공장은 물론 500여곳의 부품 협력업체의 미국 수출 타격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31일 인천시와 인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인천에는 완성차를 생산하는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 업체,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에 엔진 등의 부품을 제작·공급하는 업체 등 모두 511곳의 부품 협력업체가 있다. 대부분 부평주안국가산업단지와 남동산단 등에 있으며, 현재 1만9천91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미국 수출의 타격이 불가피, 전체적인 생산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완성차의 생산량 감소는 곧바로 인천의 부품 협력업체 등의 생산 및 매출 감소, 그리고 고용 악화 등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이들 부품 업체들의 연간 매출액은 11조2천591억원, 수출액은 1천712억원에 이른다.

 

특히 한국GM은 미국 수출 차질로 생산라인 감축이나 최악의 경우 공장 폐쇄까지 위기감이 크다. 지난 2024년 부평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 판매한 차량 47만4천735대 중 미국으로 수출한 차량이 41만8천782대(88.2%)로 미국 수출 의존도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부평공장은 3년 전 생산라인 감축으로 2공장을 폐쇄했고, 현재 1공장에 7천5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한국GM에 엔진 부품을 공급하는 남동산단의 A업체는 이 같은 미국 관세 폭탄의 후폭풍을 우려해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규모가 큰 대기업은 미국에 공장을 지어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지만 중소 부품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업체 관계자는 “부평2공장 폐쇄 여파 등으로 상황이 안 좋아진 뒤 겨우 버티고 있는데, 만약 1공장까지 생산 라인을 줄이거나 폐쇄하면 그냥 폐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 업체 사이에선 미국 관세 때문에 줄줄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걱정들이 크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대기업과 달리 2~3차 협력체 등 소규모 업체는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아, 최악의 경우 연쇄 부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자칫 일대 지역의 경제가 아예 무너지는 등 공동화 현상의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컨트롤 타워를 마련해 업체들의 의견을 듣고, 정부에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건의하는 등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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