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 여야는 두 달 안에 경선과 본선을 치르는 숨 가쁜 레이스에 돌입한다.
헌재는 이날 오전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헌법 68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돼 차기 대통령은 늦어도 오는 6월3일에는 선출돼야 한다.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은 이번 조기 대선에서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게 됐다. 비상계엄에 대한 부정적 여론, 당 소속 대통령이 두 차례 연속 파면됐다는 정치적 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조기 대선의 최대 과제다. 이에 따라 기존 지지층을 결집하는 가운데 중도층에 ‘이재명 대세론’에 경계심이 확산하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심과 더불어 중도 확장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과제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내주 출마 선언을 통해 경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교두보로 삼아 반드시 정권 교체를 완수한다는 생각이다. 비상계엄에 반대하는 여론이 다수였던 만큼, 좌우 이념 대결이 아닌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선거를 치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이변이 없는 한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이 대표가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대권가도의 가장 큰 장애물이 제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이른 시일 안에 당대표직을 사퇴하고 대선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외에 잠룡으로 비명(비이재명)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경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카드’가 실패했다는 점을 앞세워 견제·연대에 나설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 대표의 독주를 추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와 비명계 구도 속에 치러질 경선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놓고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면 오히려 중도층을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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