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청년밥상 빨라우’ 이사장 “청년들 희망 잃지 않도록, 따뜻한 밥을 짓습니다”

16일 인천 미추홀구 사회적협동조합 ‘청년밥상 빨라우’에서 김혜숙 이사장(78)이 봉사활동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장민재 기자
16일 인천 미추홀구 사회적협동조합 ‘청년밥상 빨라우’에서 김혜숙 이사장(78)이 봉사활동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장민재기자

 

“따뜻한 밥 한 끼에 담은 마음이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후문 근처에서 ‘청년밥상 빨라우’를 운영하고 있는 김혜숙 이사장(78)은 ‘청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청년들을 위한 식당을 열었다. 2024년 5월 문을 연 이곳은 천주교 평신도 단체인 재속전교가르멜회가 전교가르멜수녀회와 함께 청년들을 위해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김 이사장은 7명의 이사와 동반 수녀, 요일별 봉사자들과 함께 기부받은 쌀과 후원금으로 식재료를 마련, 청년들에게 3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대학 진학이 사실상 의무교육이 된 시대에 청년들은 등록금 마련부터 생활비, 주거 문제까지 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 속에서 끼니를 가장 먼저 포기하는 청년들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2023년부터 청년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청년밥상 문간’에서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봉사를 통해 인천에도 청년들의 끼니를 책임질 곳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5년간 전국 재속회원들과 함께 기금을 모아 청년밥상 빨라우를 열었다.

 

이 같은 김 이사장의 마음을 아는 청년들은 요즘처럼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에 오히려 이용객이 운영자를 대신해 식당 운영이 제대로 될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김 이사장은 “‘여러분을 응원하는 후원자들이 있으니 걱정 없이 맛있게 먹어 달라’ 말해준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의 마음이 닿은 탓인지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식사를 마친 뒤 스스로 테이블을 정리하고 자원봉사를 자청하기도 한다”며 “어떤 학생은 집에서 농사 지은 채소를 가져와 나누거나 직접 산 치즈를 나눠 주며 새로운 메뉴 개발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오후 2시가 넘어 식사하러 온 학생이 ‘오늘 한 끼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한 적이 있다”며 “이때까지 한 끼도 먹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이곳은 단지 밥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청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응원하는 어른들의 마음이 담긴 곳”이라며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청년들을 위해 밥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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