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차 경선, '尹心' 힘과 한계를 드러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22일 오후 발표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중도와 무당층의 표심을 기반으로 한 안철수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4강에 진출한 것이다.
여론조사 초반만 해도 안 후보가 4위권에 들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지만, 비윤계와 무당층 결집이 막판에 반전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가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보수 진영 내 정치 구도의 균열을 보여주는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조직이 약한 줄 알았던 안철수가 메시지 선명성과 찬탄(탄핵찬성) 전략으로 살아났다"며 "보수층 내 피로감이 예상보다 컸다"고 경선 결과를 해석했다.
안 후보의 선전은 무당층과 반윤 진영의 막판 결집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여론조사 초반에는 5위권에 머물렀지만, 탄핵 국면 이후 윤심(尹心)에 대한 거리두기를 명확히 하면서 보수층의 피로감과 차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반면 나 후보의 추락은 '윤심 마케팅' 실패로 요약된다. 나 후보는 친윤 정체성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탄핵 정국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 내 불신과 회의론이 확산된 와중에 역효과를 불러왔다. 여기에 이 프레임에는 이미 반탄(탄핵반대)파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선점하고 있었다. 그 틈을 파고들기에는 나 후보의 정체성이 애매모호했던 것이다.
당내 중도 성향 당원들 사이에서는 "왜 또 윤심이냐"는 반감이 적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거리 조절에 실패하면서 '자율적 리더십'을 기대하던 표심을 놓쳤다"며 친윤을 앞세운 전략이 되레 확장성을 잃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의 '정치 감각' 변화, 그리고 보수 진영 내 표심 재편의 신호로 읽힌다"며 "윤심이나 계파만으로 움직이지 않는, 민감하고 복합적인 당심 구조가 드러난 것이다. 다만 안철수의 돌풍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중도·비윤 진영의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이후 토론과 지지율 흐름이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은 이제 4인 맞수 토론과 당원 50%·국민 50% 여론조사를 통해 2인 후보를 가리게 된다. 안철수 부상이 반윤-중도층의 구심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또 나경원 탈락이 다른 후보의 전략 수정을 유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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