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 시장 미완의 도전... 진정성 정치의 싹은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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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2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4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정 일선으로 돌아왔다. 국민의힘 1차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도전으로 인천 정치의 존재감을 전국 무대에 띄웠다. 그간에는 인천시장의 대선 도전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인천은 중앙정치의 종속 변수거나 캐스팅보트 정도였다. 인천에 대한 관심도나 도시 브랜드를 널리 각인시킨 성과도 따랐다.

 

유 시장은 지난 9일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출마를 표했다. “정치꾼들의 야욕이 판치는 나라를 바로 세우려 나선다”고 했다. 조기 대선을 겨냥한 도전은 일찍부터 시작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차원의 지방분권형 개헌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달엔 완결형의 헌법개정안을 공개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 도입이다. 양원제를 도입하되 상원은 지역 대표성으로 구성한다. 지방정부의 자치입법·자주재정권을 강화한다는 등이다. 그러나 중차대한 과제임에도 개헌론은 조기 대선 파도에 떠밀렸다.

 

유 시장은 지방분권형 개헌에 이어 국가적 정책 이슈 선점에 나섰다. 병력난에 대응하는 ‘모두 징병제’, ‘전역증 혜택’ 등이다. 인천에서 1차 성과를 거둔 인천형 저출생 정책들도 주목받았다. ‘천원주택’과 ‘아이플러스 1억 드림’ 등이다. 그 결과 정책 부재 국민의힘 경선에서 새 흐름을 이끌었다. 새로운 이슈들을 창출하고 부각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제 규모 2위 도시 인천의 성과들도 재평가됐다. 지역경제 성장률, 출생아 수 증가율 1위 등이다.

 

그러나 팬덤의 늪에 빠진 한국 정치 현실에서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더욱 그랬다. 오직 후보 인지도가 지지도로 이어지는 폐쇄적 구조다. 경선 후 유 시장이 소회를 밝혔다. “정치적 야망보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책임감으로 이번 경선에 임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정치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출마했다.”

 

국민의힘 1차 경선 직후 한덕수 권한대행이 인천을 찾았다. 도화동의 한 ‘천원주택’ 사업 현장을 살펴봤다. “인천 ‘천원주택’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청년층 주거비 부담 경감에 노력해야 한다”는 멘트를 남겼다. 지금 정국에서 한 권한대행의 행보는 결코 가볍지 않다. 1차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후보들도 ‘유정복 끌어안기’에 나섰다. 김문수 후보도 최근 유 시장을 찾아 지지를 부탁했다. 단순한 정치적 손익 계산만은 아닐 것이다. 1차 경선이 끝나고 유 시장이 말했다. “진정성을 가지고 임했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 말 그대로다. 미완의 도전이었지만 진정성 정치의 싹은 틔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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