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재명… 압도적 대세 입지 흔들리나 [6·3 대선]

대법관 다수의견 10명·반대는 2명, 2심 뒤집어… 서울고법서 다시 심리
‘김문기 골프·백현동 발언’ 유죄 판단... 대선후보 자격 논란 중도층 표심 흔들
李 “생각과 다른 판결… 국민 뜻 중요”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위해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위해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유죄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이 나왔다.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판결을 대법원이 다시 뒤집으면서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리스크가 아닌 현실로 닥쳤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오후 3시 대법정에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을 열고 원심 판결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김문기 골프 발언은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백현동 관련 발언 역시 선거인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며 국토부에서 협박이 있었다는 내용의 발언은 의견 표명에 그치는 발언으로 볼 수 없어 모두 허위 사실 공표라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가 이들 발언 모두를 무죄로 판단한 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게 대법원 다수 의견이다. 이번 파기환송에 찬성한 대법관은 10명, 반대한 대법관은 2명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사실상 1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모두 받아들인 판결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김문기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 모두 허위사실로 판단,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대법원이 파기 자판(원심 파기 후 대법원 직접선고)이 아닌 파기 환송을 택하면서 후보자로서의 행보가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월3일 대선 전까지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 모두가 진행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 후보가 교체될 가능성도 없어서다.

 

다만 여론에 미칠 영향은 예측 불가다. 대권 가도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평가 받는 후보인 만큼 그를 향한 총공세도 거세질 수 밖에 없다. 대선까지 후보자의 자격 논란이 대선 주요 이슈를 잠식하면서 이 후보의 입지를 흔드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후보와 민주당 모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중도층의 표심이 격변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부동, 중도, 무당층 세 곳에서 확실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부동층은 전반적으로 대세주의인 경향이 있어 표심이 많이 흔들렸을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층은 더 결집할 것이고, 국민의힘에서는 사법리스크를 가장 잘 공격할 후보로의 결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법원 판결 이후 이 후보는 “제 생각과 전혀 다른 판결”이라며 “경쟁자들은 온갖 상상을 하겠지만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하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국민의 삶을 결정하는 일은 정치가 하는 것도, 사법부가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국민이 한다”며 “오로지 국민만 믿고 당당하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