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야심 차게 도입한 천원주택 정책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매입임대 형태의 천원주택 접수 첫날에는 수백여명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으나 전세임대 공모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12일 시에 따르면 이날 인천시청 본관 중앙홀에서 인천형 주거정책인 ‘아이(i) 플러스 집드림’의 하나로 추진하는 ‘천원주택(전세임대주택)’의 예비 입주자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앞서 시는 지난 3월 천원주택(매입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 당시 500가구 모집에 3천679가구가 접수해 7.3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당시 모집 첫날에는 입주 신청자 3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반면, 이날은 접수 시작 당시 대기석에 50여명만이 자리를 채웠다.
미추홀구에서 온 한지윤씨(34)는 “지난 3월 매입임대 때도 접수했는데, 당첨되지 않을 수 있어 전세임대도 신청하러 왔다”며 “그러나 오늘은 전과 달리 사람이 많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세임대는 입주자 부담금이 있어 가능하다면 매입임대에 당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 안팎에서는 이번 전세임대 지원을 위해서는 신청자가 지원한도액 최대 2억4천만원 중 입주자 부담금 20%(4천800만원)를 마련해야 하다 보니 목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신혼부부 등의 신청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번 천원주택 전세임대는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월 3만원의 임대료로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종전의 매입임대와 달리 입주자가 직접 인천지역의 원하는 매물을 선택해 계약하는 방식이다.
모집은 신혼·신생아Ⅱ형 200호, 전세임대형 든든주택 300호 등 총 5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 자격은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 예비 신혼부부, 신생아 가구 등이 해당한다. 접수는 오는 16일까지 인천시청에서 현장 접수만 가능하며, 당첨자 발표는 오는 7월31일 예정이다.
이날 시청을 찾은 주민 일부는 천원주택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가장 먼저 접수를 마친 남동구 주민 강정민씨(43)는 “옥련동에 24평 매물을 알아봤다”며 “이런 정책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인천에 20년 넘게 살며 인천시민이라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부평구에서 온 임진섭씨(31)도 “지난 3월에는 알지 못해 신청을 못 했는데, 이번엔 연차를 내고 왔다”며 “주변 신혼부부들 대부분이 천원주택 정책을 알고 있고, 실제로 친구 커플도 신청을 하러 온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이날 오전 접수 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폈다.
유 시장은 “천원주택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라며 “지난해 인천 출생아 수 증가율이 11.6%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도 이 정책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주거안정을 위한 대표정책인 만큼, 국가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난 매입임대는 첫 접수다 보니 선착순으로 이해한 시민들이 몰리는 현상이 있었던 것 같다”며 “매입임대와 전세임대 모두 중복 신청이 가능한데, 이 사실을 모르고 발길을 돌린 시민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신청하지 않은 시민들도 남은 기간 동안 중복 신청이 가능하니, 많은 관심을 갖고 접수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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