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들인 인천 만부마을 공동시설… 무관심 속 방치

정부, 동네살리기 뉴딜 사업 일환... 마을 밥상·상점 이용 가능 시설로
남동구, A조합과 대여 협약했지만, 관리비 미납된 채 중단… 대책 필요
區 “관리 소홀… 다른 운영자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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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만부마을의 마을밥상 시설이 문을 닫았다. 정성식 기자

 

100억원을 들인 인천 남동구 만부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이 구의 무관심 속에 무용지물로 전락해 있다. 이 시설을 운영하는 A조합이 공동관리비 등을 미납하며 사실상 운영에 손을 놓고 있지만 구는 이 같은 사실을 방치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017년 정부의 ‘우리동네살리기형’ 뉴딜 사업에 선정됐다. 당시 정부 지원금 50억원과 지방비 50억원을 들여 만수 2동 일원에 3개 건물을 세워 이곳에 마을밥상과 마을상점, 사랑방 등 주민공동이용시설을 조성했다.

 

이후 구는 주민들로 구성한 조합에 이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운영해 왔다.

 

주민협동조합은 협약에 따라 510평 규모의 시설에 대한 이용료나 임대료 등은 내지 않는다. 다만 건물 관리에 꼭 필요한 전기·수도 요금이나 청소비 등 공동관리비 정도만 부담한다.

 

그러나 2023년부터 운영을 맡은 A조합은 지난해 말부터 공동관리비, 건물 보험료 등 500여만 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구도 여러 차례 납부를 독촉했지만 이렇다 할 제재는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밥상, 마을상점 등 대부분의 시설들이 문을 닫은 채 방치 중이다. 만부마을 주민들은 “기대를 했던 시설들이지만 사실상 거의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구는 만부마을 주민공동시설의 운영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실제로 운영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지역 안팎에서는 주민공동이용시설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거나 관리비를 미납할 경우, 이를 확인하고 제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덕수 남동구의회 의원(더불어민주·바선거구)은 “만부마을의 주민공동이용시설은 침체된 마을을 되살리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사업인데도 구는 운영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며 “거의 1년 가까이 관리비조차 내지 않는 A조합을 왜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대료도 아닌 기본 운영비조차 납부하지 못하는 방만 운영자에게는 벌칙 조항을 만들어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만부마을이 주민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설로 거듭나도록 운영주체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공간만 대여해주는 협약이라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면밀히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운영상의 미흡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 다음 운영자를 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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