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업계 일거리 ↓ ‘불가피’, 경제 악영향… 지자체 지원해야
인천의 3대 중견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잇따라 지역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0%대에 그치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이로 인해 인천지역 전문건설업체 등 하도급 업계의 연쇄적인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자료를 통해 인천의 3대 중견 건설사인 DL건설㈜과 ㈜BS한양, 진흥기업㈜의 지난 2024년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DL건설과 진흥기업은 각각 영업이익률 0.57%와 마이너스 0.65%를 기록했다.
DL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2조4천691억원으로 2023년과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614억원에서 140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이 0.57%에 그쳤다. 진흥기업도 지난해 매출액 7천261억원으로 1년 전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517억원에서 마이너스(-) 47억원으로 떨어져 영업이익률이 -0.65%로 주저앉았다.
DL건설과 진흥기업 모두 아파트 등의 미분양으로 자금 회수가 늦거나 저가 매각할 때 생기는 대손상각비가 각각 670억원과 24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가 배 이상 늘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앞서 DL건설이 분양한 인천 중구 ‘e편한세상 동인천 베이프런트’는 평균 경쟁률 0.56대 1에 그쳤고, 진흥기업도 전라북도 군산에서 ‘효성헤링턴 플레이스 군산’을 분양했지만 평균 경쟁률은 0.08대 1에 불과했다.
특히 이들 건설사들은 올해 잇따라 지역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라 아파트 등의 건설 사업은 대폭 줄이는 한편, 공공 발주 사업 등만 최소한으로 벌이면서 대손상각비를 대폭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민간 보다 공공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리스크를 줄였고,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영업이익률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DL건설의 인천 사업은 오는 2026년 6월 준공하는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와 2028년 2월 준공할 e편한세상 동인천 베이프런트 등 2곳 뿐이다. 진흥기업은 오는 2027년 5월 준공하는 인천산곡동주상복합 사업, BS한양도 내년 준공하는 청라 오피스텔 사업 밖에 없다.
하지만 중견 건설사의 지역 사업 축소로 이들에게 일감을 받는 지역 소규모 하도급 업체의 일감 급감은 불가피하다. 이미 지난해 지역 전문건설업체 2200여곳 중 지난해 94곳, 올해 6월까지 40곳이 문을 닫는 등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연쇄 후폭풍이 거세다.
한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정별로 토목·기초, 철근 콘크리트, 방수 등에 들어가는 하도급 업체만 따져도 50개 이상이고, 2차 하도급까지 따지면 셀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중견건설사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하도급 업체들이 줄줄이 문 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지역 경제 악화를 막기 위해 하도급 업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장연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건설업 특성상 많은 하도급 업체와 함께해 이들의 실적 악화는 지역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 등 지자체가 적극 나서 영세 하도급 업체 등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을 지금보다 확대해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건설 하도급 업체 등을 대상으로 특례보증 등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관련 건설 지역 하도급업체 사용 업무협약 등 일감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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