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불길’ 뛰어드는데… 못 찾겠다 ‘소방 회복지원차’

화재·구조 현장 소방관 안정·회복 유일한 공간인데 배치 차량 두 대뿐
전문가 “명확한 운영 체계 확립하고 정부·당국, 관련 예산 적극 마련을”

지난 9일 발생한 광명시 노온사동의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배치된 회복지원차에서 소방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9일 발생한 광명시 노온사동의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배치된 회복지원차에서 소방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118년 만의 기록적 불볕더위로 경기 지역 화재 현장 출동 소방관들이 화마는 물론 ‘극한 폭염’과도 싸워야 하지만 안정과 회복을 위해 파견되는 ‘회복지원차’는 단 두 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회복지원차는 ▲냉방시설 ▲취사 장비 및 테이블 ▲샤워 시설 ▲캡슐형 휴식 좌석 등이 장착된 버스로 화재 진압, 구조 등에 지친 소방대원에게 즉각 휴식을 제공하고자 운용되고 있다.

 

현재 도내 회복지원차는 안산소방서, 특수대응단에 한 대씩 배치돼 있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경기도 안팎으로 회복 지원차가 파견된 횟수는 2023년 9번, 지난해 57번, 올해는 지난 11일 기준 37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량 두 대가 2년 반개월 동안 100여곳의 현장을 돈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현장에 출동하는 일선 대원들은 소방 본부가 현장에 임시 설치한 텐트를 이용하거나, 이마저도 없을 경우 인근 카페, 호텔 등 실내 공간을 찾아 헤매야 하는 실정이다. 도내 현재 운용 가능한 회복지원차가 없다시피 한 반면, 화재 현장은 하루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소방대원은 “산소통과 방화복까지 합치면 20㎏이 넘는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그 자체만으로 한증막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며 “한낮 기온이 지나치게 높은 요즘에는 화재 현장에 투입됐을 때 곧바로 탈진이 올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회복지원차 확충 예산 편성 주체, 회복지원차 운영 매뉴얼도 부실한 탓에 즉각적인 확충은 요원한 실정이다.

 

대당 4억여원에 달하는 예산도 일선 소방서가 소재 중인 일선 시·군이 부담하고 있어 소방의 관여가 쉽지 않고, 운영 매뉴얼도 ‘장기간 소방 활동 시 지원할 수 있다’고만 명시돼 있어 적극적인 배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방대원 안전을 지키기 위한 회복지원차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대원의 안전은 곧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기에 회복지원차 확충이 시급하다”며 “‘장시간’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이 아닌 대응 2단계 이상, 2시간 이상의 화재 진압 시 등 명확한 운영 체계가 확립돼야 하며 정부와 소방 당국이 관련 예산 마련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