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화재참사를 그저 남의 자식 이야기로만 넘길 수는 없었습니다. 동네 이웃분들이 많이 참여, 아직도 따뜻한 이웃사랑이 남아 있다는 것을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에게 전달하려 합니다”
11일 오전 9시 인천시 서구 가좌1동 동사무소 광장. 가좌1동 11개 관변단체가 라이브Ⅱ 호프’참사로 목숨을 잃거나 심한 화상을 입고 병상에 누워 신음하고 있는 관내 거주 사상자 4명을 돕기위해 소매를 걷어 부쳤다.
참사 이후 첫 민간모금 행사로 치러진 이 바자회가 열리게 된 것은 지난 9일. 동사무소에서 열린 가좌1동 관변단체장 회의에서 화재참사 사상자를 돕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만장일치로 바자회를 열기로 결정한 단체장들은 이날 동사무소 광장에 바자회장을 마련, 주민들의 사랑을 조금씩 조금씩 모았다.
국수와 머릿고기, 묵 등 먹거리를 장만한 11개 단체는 바자회장을 찾은 주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성금을 모았다.
성금액도 천차만별. 지갑속의 구겨진 5천원짜리 지폐를 성금으로 내는 주민에서부터 국수값으로 1만원을 선뜻 내놓는 동네 할아버지 등 이날 하룻동안 성금함에는 이웃사랑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오채희 부녀회장(59)은 “바자회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화두로 꺼내는 화재참사의 비극은 우리모두의 슬픔” 이라고 분위기를 전한 뒤 “일부 악덕업주들이 참사 이후에도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다 적발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바자회를 공동으로 연 11개 관변단체장들은 행사를 마친 뒤 수익금 전액을 화재로 숨지거나 다친 청소년 4명의 가족들에게 전달, 슬픔을 나누기로 했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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