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난파합창단’새출범

초겨울 가로등의 뽀얀 불빛 사이로 희끗희끗 첫눈발의 서설이 내린 어제 저녁, 수원시 권선구 교동 136의4 흥화빌딩(옛 경인일보건물) 4층에서 실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우리 지역사회의 자긍심이기에 충분한 난파합창단이 새천년을 앞두고 사단법인체로 새로운 출범의 닻을 올렸다.

화성이 낳은 우리나라 현대음악의 선구자 난파 홍영후선생을 기리고자 하는 지역사회 아마추어 동호인들로 난파합창단이 창단된 것은 1965년 9월 12일이다. 당시 20대후반의 열정을 바쳤던 회원들이 지금은 환갑이 넘었다. 평소엔 각자가 생업에 종사하다가 모임을 가질때면 목수 일을 하는 이는 무대를 만들고 미술에 소질이 있는 이는 그림을 그려 봉사하고 다소 여유가 있는 이는 사비를 내놓는 등 회원들 저마다의 지금 활약하고 있는 남녀회원은 70여명이지만 34년동안 배출한 선배회원이 1천여명을 기록하면서 지난 5월 29일 난파탄생 101주년 기념 생가음악회까지 무려 62회의 정기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어느 누구에게 제대로 보살핌 한번 받지 못한 거친 조건에서 이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가 분발한 음악발전으로 수차 도대표로 나가고 대한민국 국민예술상을 수상한 가운데 각종 위문공연을 가졌다. 또 난파 어린이합창단과 난파 어머니합창단을 배태하는 등 돌이켜 보면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활약에도 임의단체의 제약을 벗어날 수 없었던 애로를 드디어 타개할 수 있게된 것이 한 독지가의 상당한 사재쾌척으로 마침내 새로운 계기를 맞은게 이번의 사단법인체 출범인 것이다.

사단법인 난파합창단(전화 0331-233-3350)은 법인화를 전기로 오는 10월 1일 제63회 정기연주회를 경기도립팝오케스트라와 협연한데 이어 문화소외지역 순회공연, 나아가서는 국제무대에 나가 성가를 떨칠 다부진 포부를 갖고 있다. 이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자생적 의지인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된다.

사단법인 난파합창단은 앞으로 기전사회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어 이에대한 기대가 크다. 정치, 경제,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오늘의 세태에서 이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것이 지역사회의 자존심인 난파음악으로 상징될 수 있다. 그의 ‘고향의 봄’을 다같이 노래부를 땐 우리는 다같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하나의 마음을 비로소 지닐 수가 있다. 앞으로의 활약을 새롭게 거듭 기대하며 행정당국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있기를 당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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