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켠에 지뢰지대가 있다는 것을 상상하실수 있겠습니까.”
김포시 사우동에 살고 있는 이모씨(63)는 서울서 이사와 아파트 단지 뒤로 난 산책로를 따라 산을 오를 때마다 섬뜩한 생각이 든다.
이씨가 새벽과 저녁시간 산책을 즐기는 곳은 도시개발로 산중턱까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장릉산으로 산책로를 따라 지뢰지대가 설치돼 있다.
이곳의 지뢰는 지난 56년 미군이 주둔하면서 산 정상에 위치한 기지방어를 위해 매설한 프라스틱 대인지뢰.
하지만 미군이 철수하고 국군이 들어서면서 30여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찾지 못함은 물론 관리되지 않은채 지뢰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 84년 9월에는 집중호우로 매설지뢰가 유실되면서 14명의 주민이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실되거나 매설된 지뢰를 찾기위한 노력은 잠시뿐 다시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의 지뢰는 기억 속에 사라진 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우동과 북변동 일대를 병풍처럼 감싸안고 있는 장릉산은 지난 90년대부터 도시개발이 시작되면서 높이 150m의 산중턱까지 각종 도시시설이 들어서기 시작, 도로와는 불과 60여m, 그리고 시청과는 직선거리로 5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또 지뢰지대 바로 앞에는 96년 새로 들어선 10개동의 아파트 단지와 주택, 3곳의 학교가 들어서 있고 지뢰지대 옆으로는 산책로와 체육공원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철조망 등의 안전시설 하나없이 지뢰지대를 알리는 표지판만 설치돼 있을 뿐이다.
이씨는“아파트 뒷산에 지뢰지대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할 시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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