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가 마지막 할일

지난 9월 10일 회기 100일의 정기국회가 개회되었을때만 해도 그 동안 식물국회 등으로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사던 국회였지만 혹시나 하면서 기대를 했다. 그러나 정기국회가 거의 다 끝나는 이 시점에서 국회에 대한 기대는 ‘혹시나’에 대한 기대는 ‘역시나’로 변해 마찬가지로 실망스럽다. 이번 정기국회가 사실상 제15대 국회의 활동을 마감하고 새로운 천년의 틀을 준비하는 국회이기에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했지만 국회의원들에게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그러나 정기국회가 오는 토요일인 18일로 끝나 오늘부터 비록 사흘 남은 회기이지만 국회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재삼 요구ㅎㄴ다. 오늘부터라도 지역구에 가서 내년 총선을 겨냥하는 사전선거운동이나 하지말고 여의도로 돌아와 산적한 각종 민생법안을 입법화하는데 최선을 다 해야 될 것이다. 지금 얼마나 많은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이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는가. 의원세비나 인상할 생각말고 국민들의 생활에 직결된 각종 중요법안 통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각종 개혁입법에 대한 최선의 심의로 15대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 정치개혁관련법은 이미 그동안 여러 차례 논의되고 있어 문제점이 무엇인지 의원들 대부분 알고 있다. 결코 당리당략이 아닌 21세기에 걸맞는 정치개혁안을 여야 합의로 만들어야 된다. 선거구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당민주화와 깨끗한 정치를 위한 정치자금법의 개정이다. 아무리 선거구를 고쳐도 정당민주화와 투명한 정치자금 구조의

정착없이 민주정치는 발전되지 못한다.

아울러 한국정치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발전에 있어 발목을 잡고 있는 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반부패기본법을 이번 회기에 통과시켜야 한다. 다소 미흡한 내용이 있더라도 반부패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기본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는 결국 국회의원들 자신들이 반개혁적이라는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것이다. 재삼 강조하거니와 국회의원들은 이번 정기국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기 바란다. 국회의원들은 이번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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