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음주운전급증 비상

아무리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보험료를 할증해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 음주운전이다. 더욱이 요즘 한 세기를 보내는 밀레니엄 송년회 등 각종 모임과 행사가 집중된 연말을 맞아 음주운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으나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매우 우려할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각종 모임이 빈번해진 지난 11일부터 음주운전 사고가 빈발, 도내에서만 하루 평균 30여건씩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음주운전은 아주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경찰통계에 의하면 음주운전사범은 93년말 까지만해도 10만건을 밑돌았으나 97년 20만7천건, 98년엔 34만3천487건으로 급증했다. 이와함께 음주운전사고도 해마다 늘어 94년 1만5천여건에서 97년 2만2천800여건, 98년엔 2만5천269건에 달했다.

이처럼 음주운전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의 잘못된 자동차문화의식 때문이다. 얼마전 형사정책연구원의 표본조사에 따르면 음주운전자들은 음주운전이 살인에 견줄만한 중대한 범죄(72.6%)라고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소주 반병이나 맥주 2병이상 마시고도 운전하는 사람이 35.5%에 달해, 잘못인 줄은 알면서도 단속만 피하면 된다거나 혹은 적발되었다 해도 돈을 주고 무마할 수 있다(36.5%)는 그릇된 의식이 오늘의

자동차문화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음주운전은 직업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널리 퍼져있다. 남자뿐 아니라 젊은 여성의 음주운전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낮음주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음주운전의 가장 큰 문제는 속도감이나 거리감이 둔해져 돌발사태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데 있다. 또 자신도 모르게 객기가 발동돼 과속을 하게된다.

더구나 만취상태에 이르면 죄의식은 커녕 정신마저 잃게 돼 엄청난 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음주운전은 남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예비살인행위나 다름없는 만큼 밤낮없이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운전자들이 자동차문화를 확립하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연말연시뿐 아니라 연중 어느 때든 음주운전을 하지않도록 운전자들이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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